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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주식 거래 시간 30분 연장…매매량 증가 기대에 ‘시장 혼란 조장 우려’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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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주식 거래 시간 30분 연장…매매량 증가 기대에 ‘시장 혼란 조장 우려’ 목소리

도쿄증권거래소 대형 스크린 앞에서 개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쿄증권거래소 대형 스크린 앞에서 개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로이터

일본 도쿄증권거래소가 오는 11월 5일부터 주식 거래 시간을 연장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시장 혼란을 조장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를 통해 매매량의 증대를 기대하고 있지만 정작 본래 목적 달성은커녕 오히려 역효과가 더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1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도쿄증권거래소는 11월 5일부터 주식 거래 시간을 30분 연장하고, 종가 형성의 투명화를 목표로 하는 '클로징 옥션'을 새롭게 시작한다.

투자자의 편의성 향상이 기대되어 매매량의 증대와 주식 거래 활성화를 꾀한다는 의도다.

차기 매매시스템 '아로우헤드 4.0'이 도입됨에 따라 현물주식 거래 시간을 현재 오후 3시에서 3시 30분까지 연장하고, 마지막 5분간의 매매체결을 보다 원활하게 하기 위해 클로징 옥션을 도입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호가장부터 종가 마감까지 끊임 없이 진행되던 시스템에서 오후 3시 25분에 일단 거래가 종료되고, 이후 종가 마감 전 프리 클로징으로 전환된다.

종가 형성의 투명성 확보와 더불어 주가지수 연동형 패시브 운용의 확대로 장 막판 거래가 증가하는 추세를 감안한 조치다.

하루 거래 시간이 5시간에서 5시간 반으로 늘어나 10% 길어지는 만큼 거래대금 증가에 대한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정작 시장에서는 역효과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세 변동폭 확대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특히 일본과 같은 효과를 기대하며 지난 2016년 거래 시간을 30분 연장한 한국과 같이 시간 연장만으로는 거래량이 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호시 나오키 UBS증권 전자거래부장은 “당시 한국 증시에서 거래량, 거래대금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라며 “초기에는 거래 패턴에 다소 변화가 있었지만 3주 정도 지나면서 원래대로 돌아갔다”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도쿄증권거래소가 2011년 월 점심시간을 30분 단축하고 오전 거래 시간을 늘렸지만, 사전 기대만큼 거래대금이 늘지 않았던 전적이 있는 만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시간 연장으로 인해 오히려 장중 거래가 분산되고 유동성 감소로 시세 변동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경계감이 나오고 있다.

미쓰비시 UFJ 신탁은행자산운용부의 타키야마 마사츠키(滝山雅嗣) 시니어 트레이더는 “개장 직후에는 가격 움직임이 매우 거친 경우가 있는데, 이런 현상이 상시 늘어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큰 폭의 거래 편의성을 높여주는 클로징 옥션이 오히려 장중 거래의 유동성을 떨어뜨릴 위험도 제기된다. 패시브 운용의 증가로 인해 장 막판 매매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증권거래소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하루 거래에서 대금 청산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년 4%대에서 최근 16%대까지 높아졌다.

실제로 클로징 옥션 도입을 계기로 그동안 부정한 가격 형성에 관여했다는 의심을 피하기 위해 장 막판 거래를 자제해왔던 국내 운용사들 사이에서 정책 전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이와 자산운용 트레이딩부의 요코야마 토모미 트레이더는 “거래 시간 연장으로 인해 장 마감 거래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라며 “이번 제도 변경으로 장 마감 거래량은 늘어날 것이지만, 반대로 장외시장의 유동성이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종가 형성 투명화에 대한 기대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 제도를 도입하는 해외 거래소는 대부분 가격 조작을 막기 위해 주문 접수 후 호가 접수 시간을 무작위로 정하거나 호가 접수 직전 몇 분간 주문 변경 및 취소를 금지하고 있지만, 도쿄증권은 이런 규정을 두지 않고 마감 직전 1분을 중점 감시 대상으로만 정했다.

이렇게 될 경우 투명성 향상과는 별개로 장 마감 직전 주문을 수정하거나 취소하는 취소 금지 기간이 없어 오히려 매매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반면 UBS증권은 일본 증시의 장중 변동성이 차익거래 투자자층의 두터움으로 인해 다른 이사이 시장에 비해 낮다고 보고 클로징 옥션 시작을 계기로 큰 폭의 거래가 어느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우려하는 만큼의 혼란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쓰비시 UFJ 신탁의 타키야마는 “현재 대부분의 대청산 주문이 오후 2시 59분대에 들어오고 있어 수급이 잘 보이지 않는다”라며 “클로징 옥션 도입으로 수급 동향을 어느 정도 빨리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