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미국 역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가 발생했던 스리마일섬 원전이 38년 만에 다시 가동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AI 시대, 급증하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원전에 손 내미는 빅테크
보도에 따르면 MS의 이번 결정은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 발전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나왔다. 탄소 배출이 없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 원전은 '넷 제로'를 추구하는 빅테크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옵션이다.
조 도밍게즈 콘스텔레이션 에너지 최고경영자(CEO)는 "원전은 기업들의 탄소중립 약속 이행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유일한 에너지원"이라고 강조했다.
원전 재가동 '청신호'에 콘스텔레이션 주가 급등
스리마일섬 원전 재가동 기대감에 콘스텔레이션 에너지 주가는 22.29% 급등하며 254.98 달러에 거래됐다.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100% 이상 상승했다.
'최악의 원전 사고' 오명 씻고 새 출발…험난한 재가동 절차 남아
스리마일섬 원전은 1979년 2호기에서 발생한 부분 노심용융 사고로 미국 역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이번에 재가동되는 1호기는 사고가 발생한 2호기와는 별개로, 2019년 경제성 문제로 가동이 중단됐다.
스리마일섬 원전 재가동을 위해서는 연방, 주, 지방 정부의 까다로운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콘스텔레이션 에너지는 아직 연방 원자력 규제 위원회(NRC)에 재가동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NRC 대변인 스콧 버넬은 "콘스텔레이션이 재가동의 정당성을 입증해야 한다"며 "회사와 다음 단계에 대해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콘스텔레이션 에너지는 NRC의 검토 절차가 2027년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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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8000억 원 베팅…MS, 20년간 원전 전력 구매
콘스텔레이션 에너지는 스리마일섬 원전 1호기 재가동에 약 16억 달러(약 2조 100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2028년까지 가동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MS는 20년 동안 재가동된 원전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구매한다. 스리마일섬 원전 1호기는 835메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으며, 이는 약 7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늘어나는 전력 수요…원전 품는 빅테크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탄소 배출이 없는 원전에 대한 빅테크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바비 홀리스 MS 에너지 부문 부사장은 "이번 계약은 탄소중립을 실현하려는 MS의 노력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라고 말했다. MS는 워싱턴주 핵융합 회사 헬리온과도 전력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샘 알트먼 오픈AI CEO, 빌 게이츠 MS 공동 창업자 등 빅테크 거물들도 원전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해결책으로 지지하고 있다. 알트먼 CEO는 핵 전력 스타트업 오클로를 후원하고 있으며, 게이츠 공동 창업자가 설립한 테라파워는 6월에 핵시설 기공식을 가졌다.
늘어나는 '빅테크-원전' 거래…전력망 안정성 우려도
빅테크 기업과 원전 간 전력 공급 계약이 늘어나면서 전력망 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올해 초 탈렌 에너지와 아마존 간 체결된 유사한 계약에 대해 전력 회사들은 전기료 급등이나 전력망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며 반발했다.
MS와 콘스텔레이션 에너지 간 거래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MS의 스리마일섬 원전 재가동 지원은 탄소중립을 추구하는 빅테크 기업들의 원전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は 중요한 사례다. 하지만 원전 재가동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규제 당국의 까다로운 승인 절차, 안전성에 대한 우려, 전력망 안정성 문제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 스리마일섬 원전이 '최악의 원전 사고'라는 오명을 씻고 성공적으로 재가동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