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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대선 승패, ‘등록 유권자’ 투표율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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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대선 승패, ‘등록 유권자’ 투표율에 달렸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사진=로이터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뒷받침하듯 오는 11월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는 과거 어느 때보다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이번 대선의 향배를 가를 여러 변수들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등록 유권자’의 투표율이 무엇보다 큰 관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앞다퉈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업체들이 등록 유권자의 표심을 파악하는 데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 NYT "등록 유권자의 실제 투표율이 최대 관건"


미국 유력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여론조사 결과는 향후 대선 결과를 예측하는 데 유용한 참고 자료가 되지만 등록 유권자의 동향을 추적하는 것이 좀 더 정확한 전망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23일(현지시각) 지적했다.

투표할 자격이 없거나 투표장에 나오지 않으면서 여론조사에서만 잡히는 유권자의 지지율은 실제 투표 결과와 다를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더 엄밀히 말하면 등록 유권자이면서 대선 투표 날 실제로 투표할 의사가 있는 유권자의 행보가 대선 결과를 가장 크게 좌우할 것이란 뜻이다.

◇ 2020년 대선 참여한 등록 유권자, 전체의 3분의 1 불과


미국의소리에 따르면 대선이 열릴 때마다 미국 시민권자임에도 유권자로 등록하는 절차를 밟지 않아 막상 한 표를 행사하지 못하는 미국인이 수백만 명에 달한다.

NYT는 “역대 대선 가운데 등록 유권자가 가장 많이 투표장에 나온 경우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으로 뽑힌 지난 2020년 대선이었다”면서 “그러나 2020년 대선에서도 등록 유권자 가운데 실제로 투표한 경우는 전체의 3분의 1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현재까지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간 초접전이 펼쳐지고 있는데 누가 더 많은 등록 유권자를 투표장으로 유도하느냐에 따라 대선 결과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

미국에서는 주마다 유권자 등록과 투표와 관련한 법규가 조금씩 다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유권자 등록을 하려면 미국에서 출생했거나 귀화한 시민권자여야 한다. 나이는 선거일 기준으로 18세 이상이다. 중한 범죄를 저질러 현재 복역 중이거나 가석방 중인 경우, 법원으로부터 지적 장애 판결을 받은 경우엔 대체로 유권자 등록이 불가능하다.

유권자 등록은 유권자가 속한 주의 선거관리 당국에 우편으로 신청서를 보내는 식으로도 가능하고, 유권자 등록 사무소에 직접 방문해 할 수도 있고, 인터넷으로 하는 온라인 등록도 가능하다.

◇ 문제는 미리 알 수 없다는 것


등록 유권자의 지지를 더 많이 확보하고 투표장으로 이끄는 것이 관건인 것은 명백한데 문제는 선거일에 얼마나 등록 유권자가 투표장에 나올지 미리 알 수 없다는 점이다.

NYT의 의뢰로 정례적으로 대선 관련 여론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시에나칼리지연구소의 돈 레비 여론조사팀장은 “등록 유권자가 얼마나 실제로 투표장에 나올지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이를 예측하는 일이 여론조사 업체 입장에서는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여론조사 업체들이 흔히 사용하는 방법은 여론조사 참여자들에게 지지하는 후보를 묻는 동시에 “실제로 투표할 의향이 있느냐”를 반드시 묻는 것이라고 레비 팀장은 설명했다.

그는 “다만 투표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고 해서 그 유권자가 반드시 투표장에 나온다고 단정할 수 없는 한계는 여전히 있다”고 덧붙였다.

하버드대학과 여론조사 업체 유고브의 대선 관련 여론조사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브라이언 샤프너 터프츠대학 교수는 “2020년 대선 결과와 대선 전 여론조사에서 투표할 의향이 있다고 확실히 밝힌 유권자의 차이를 비교한 결과 27%가량이 투표장에 나가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NYT에 따르면 재선에 도전해 출마한 바이든 대통령의 경우 중도 하차하기 전에 실시된 여러 여론조사에서 투표 의향이 있다는 유권자의 지지율이 등록 유권자들의 지지율보다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바이든의 바통을 이어받은 해리스 후보의 경우 뚜렷한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투표 의향이 있는 유권자와 등록 유권자 간 지지도가 팽팽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어 섣부른 예측이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라고 NYT는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