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기부양을 위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에 투자자들의 달러 매도 공세가 강화되는 모습이다.
미국의 고용 둔화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24일 발표된 9월 소비자신뢰지수가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달러 추격 매도의 빌미가 됐다.
CME 그룹의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11월7일 회의에서 50bp 인하를 단행할 확률을 59%로 반영했다. 이는 일주일 전의 37%에서 상승한 수치다. 11월 회의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은 41%로 낮아졌다.
MUFJ의 선임 통화 애널리스트인 리 하드먼은 ”시장이 FOMC의 더 공격적인 정책 완화 전망으로 선회하면서 7월 말 이후 달러가 눈에 띄는 약세를 보였다“면서 ”달러가 앞으로 추가 하락에 취약할 전망이며, 그 규모는 완만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JP모건체이스의 전략가들은 추가적인 미국의 노동시장 지표가 연준의 금리 정책 경로에 대한 더 명확한 정보를 제공하기까지 달러에 대한 익스포저를 ”가볍고 중립적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로화는 이날 달러 대비 2023년 7월 이후 최고치인 1.1214달러를 기록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장 후반에는 되밀리며 0.4% 하락한 1.1132에 거래됐다. 파운드화도 달러 대비 2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는 이날 잠시 100선을 내주고 99.915까지 하락했으나 후반 100.60대로 반등했다. 달러 지수는 지난해 이후 여러 차례 심리적인 지지선인 100을 하향 돌파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이내 반등한 바 있다.
전일 중국의 경기부양책 발표 이후 16개월 만에 최고치로 급등했던 위안화는 이날 다시 고개를 숙였다. 달러는 역외 거래에서 위안화 대비 0.25% 오른 7.028위안에 거래를 마쳤다.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의 경기부양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가 성장 목표를 향해 회복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위안화를 다시 압박했다.
위안화 반등으로 동반 상승했던 원화 등 신흥국 통화들도 이날 다시 하락 반전했다. 서울 시장에서 한때 달러당 1324원까지 강세를 보였던 원화 가치는 뉴욕 시장에서 1338원까지 후퇴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