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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항만 파업, 경제 성장 타격·인플레 자극 우려 커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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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항만 파업, 경제 성장 타격·인플레 자극 우려 커질 듯

짐 해리티 미국 공화당 시의원이 2024년 10월 1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패커 애비뉴 해양 터미널 밖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는 노동자들을 지지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짐 해리티 미국 공화당 시의원이 2024년 10월 1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패커 애비뉴 해양 터미널 밖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는 노동자들을 지지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미국 동부 및 멕시코만 연안을 강타한 항만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식품과 자동차 및 기타 여러 소비재 가격을 끌어올려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커지고 경제 성장률도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1일(현지시각) 미국 경제 매체 CNBC는 트럭에서 장난감 및 인조 크리스마스트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제조업체가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의 파업 여파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항만 노동자 4만5천 명이 가입한 노동조합인 ILA는 현재 미국 동남부의 36개 주요 컨테이너 및 화물 항구에서 47년 만에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CNBC는 파업이 장기화하지 않으면 그 여파가 미미하겠지만, 파업이 길어지면 미국 GDP(국내총생산)가 적지 않은 타격을 입고 인플레이션 위협도 커질 것으로 관측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항만 등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장의 파업에 공권력의 개입을 허용하는 ‘태프트-하틀리 법(Taft-Hartley Act)‘에 따라 80일간의 냉각기간을 명령할 수 있다. 이 경우 파업을 일시적으로 중단시킬 수 있지만, 현재 그러한 징후는 거의 없는 상태다.

RSM의 조셉 브루수엘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동부와 멕시코만 연안의 항만 노동자들의 노동 쟁의 행동은 GDP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이라며 "이번 주간 영향은 GDP의 0.1%포인트가 조금 넘고 수출입 손실도 43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지만 "현재 미국 경제가 3%의 성장 경로를 밟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파업이 국내 경제의 궤도를 탈선시키거나 현재의 경기 확장을 조기에 끝내는 위험을 초래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실제 29조 달러에 달하는 미국 경제는 여러 차례의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지난 2년 동안 성장세를 보여 왔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은 순 수출 가속화에 힘입어 올해 3분기 미국의 GDP 성장률이 2.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지만 작업 중단이 장기화하면 성장세가 위협받을 수 있어 주목된다. 석탄, 에너지 및 농산물을 포함한 주요 산업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씨티그룹 앤드루 홀렌호스트는 이코노미스트 고객 노트에서 "파업 비용은 수출과 수입 적체가 증가하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입 신선 과일과 같은 부패하기 쉬운 제품은 가장 먼저 공급이 부족할 수 있다“면서 ”파업이 며칠 이상 지속되면 특정 생산 투입물의 부족으로 결국 생산이 둔화되고 자동차와 같은 공산품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서부 해안 항만이 동부 항만 파업의 충격을 일부 흡수할 수 있고 일부 회사가 파업을 예상하고 미리 재고를 비축한 점 등은 파업의 피해를 완화할 수 있는 완충 장치가 될 전망이다.

파업 장기화로 인해 공급망 차질이 가시화할 경우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현재 미국 해상 협회는 50%에 육박하는 임금 인상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임금 상승 압력이 인플레이션을 재점화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항만 노조는 더 큰 폭의 임금 인상과 자동화에 대한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퀴니피액 대학의 크리스토퍼 볼 경제학 교수는 ”단기적으로 사태가 며칠 이상 지속되거나 일주일 이상 지속되면 분명히 많은 상품과 서비스 가격을 밀어 올릴 것“이라며 ”파업 기간에 단기적으로 가격 급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특정 상품의 가격은 많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JP모건 체이스는 이번 파업으로 미국 경제가 하루 최대 50억 달러(약 6조6000억 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