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화된 태풍 끄라톤, 대만 강타… 2명 사망·10만 가구 정전

약화된 태풍 끄라톤이 3일(현지시각) 대만 남서부를 강타해 2명이 사망하고 10만 가구 이상이 정전 피해를 입었다. 끄라톤은 이날 정오 무렵 1등급 태풍으로 가오슝에 상륙하여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피해를 입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만을 강타하는 태풍은 대부분 태평양을 마주한 동해안에 상륙한다. 하지만 끄라톤은 이례적으로 서해안에 직접 상륙하여 대만 언론에서 '이상한' 태풍으로 불리고 있다. 또한 육지에 도달하기 전 해안에서 멀어졌다는 점에서도 특이한 경로를 보였다.

끄라톤은 주요 항구 도시인 가오슝을 직접 강타하여 나무와 가로등을 쓰러뜨리고 파편을 날리는 등 피해를 입혔다. 폭우와 강풍, 폭풍해일이 겹치면서 가오슝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국영 전력회사 타이파워에 따르면 10만 가구 이상이 정전 피해를 입었으며, 그 중 절반이 가오슝에 집중됐다. 가오슝 공항이 있는 샤오강 구의 정부 관계자는 "이렇게 큰 폭풍이 이곳에 상륙한 지 오래됐다"며 강풍 피해를 우려했다.

국내선 항공편은 이틀째 모두 취소되었고, 국제선 항공편도 242편이 결항됐다. 남북 고속철 노선도 중부와 남부 지역 간 운행을 중단했다. 대만의 금융 시장도 이틀째 휴장했다.


태풍으로 인해 대만 전역에서 2명이 사망했다. 사망자는 산악 지역과 동부 해안 지역에서 발생했으며, 나무를 다듬다 넘어지거나 차량이 바위에 부딪히는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일부 동부 지역에는 1.6m가 넘는 폭우가 내려 산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의 주요 공장이 있는 남부 타이완 과학단지는 정상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태풍 끄라톤은 대만 서쪽 평야를 따라 천천히 이동하며 세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 기상청은 끄라톤이 금요일 중부 지역에서 열대 저기압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했다.

가오슝시, 1977년 태풍 피해 이후 철저히 대비... 핑둥 현 병원 화재는 '악재'

가오슝시는 1977년 태풍 델마로 37명이 사망하고 도시가 큰 피해를 입은 이후 태풍 대비에 만전을 기해왔다. 하지만 핑둥 현에서는 태풍 속 환자 이송 중 병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9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