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미국 항만노조(ILA) 파업 공식 종료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비즈

공유
0

미국 항만노조(ILA) 파업 공식 종료

백악관 성명 "바이든 막후 중재"

백악관 이미지 확대보기
백악관

미국 항만노조 파업이 공식 종료되면서 뉴욕증시 달러환율 비트코인 등이 환호하고 있다.

5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미국 동부 지역의 항만파업이 종료됐다. 미국의 국제항만노조(ILA)는 사측과의 잠정 합의에 도달함에 따라 업무에 복귀했다. 항만 노조는 선사, 터미널 운영사, 항만 당국을 대표하는 미국해사동맹(USMX)과 6년 간 매년 시급을 4달러씩 인상하는 임금 계약에 합의했다. 1차 년도 인상률은 기존 최고 임금인 시급 39달러의 10%가 조금 넘는다. 이후 5회의 임금 인상을 통해 6년 간 임금은 62% 인상된다.

백악관의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팬데믹 기간 동안 항구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희생을 치른, 강력한 계약을 맺을 자격이 있는 ILA의 부두 노동자들에게 축하를 보낸다"면서 이번 잠정 합의를 환영했다. 지난달 임단협 과정에서 ILA는 시급 77% 인상, USMX는 시급 50% 인상을 주장한 가운데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결국 노조는 지난 10월1일부터 동부 항만 동시 파업에 돌입했다. 이는 1977년 이후 47년 만이다.

동부 항만 노동자들이 가입한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와 사측인 미국해양협회(USMX)가 공동 성명을 내고 "임금에 대해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면서 "노조원들은 업무에 복귀한다"고 밝혔다. WSJ은 노조가 향후 6년에 걸쳐 임금을 62% 인상하는 사측 제안을 수락하면서 파업 종료를 위한 돌파구가 마련됐다고 전했다. 단체협약 갱신 과정에서 사측은 6년 동안 임금 50% 인상을 제기했으나 파업이 시작된 뒤 인상률을 62%까지 높여 제시했다. 노조는 당초 77% 인상을 요구했으나 62%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협상의 최대 난관이던 임금 상승률을 두고 합의를 이룬 만큼 일단 작업을 재개하는 한편 9월30일 만료된 종전 계약을 내년 1월15일까지 연장하고 이 기간 동안 항만 자동화 등 다른 문제를 두고 협상한다는 방침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합의를 환영하는 성명을 내고 "단체 교섭은 작동한다"면서 "이는 중간과 바닥으로부터의 강한 경제를 구축하는 데 중요하다"고 밝혔다. 노조 친화적인 바이든 대통령은 강제 업무 복귀 명령을 내리는 대신 단체 교섭을 통해 해결할 것을 촉구해왔다. 앞서 미국 동남부 해안에 위치한 36개 항만 노동자들은 1일 0시를 기해 일제히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이 동시 파업에 들어간 건 1977년 이후 47년 만에 처음이었다. 미국의 이들 항구는 미국 전체 해상 물동량의 약 절반을 처리하고 있다. 파업이 일주일 이상 장기화할 경우 미국 내 물류 공급망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단 우려가 커졌다. 뉴욕증시 JP모간 애널리스트들은 동부 항만 파업으로 미국 경제에 하루 38억~45억달러(약 5조~6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미국 일부 슈퍼마켓에선 코로나 팬데믹 당시 같은 물류 혼란을 우려해 화장지 등 필수품 사재기 같은 현상도 나타났다. 미국 대선을 5주 앞두고 경제 충격을 우려하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으로선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게 됐다. 경제가 나빠지면 통상 집권당에 악재가 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이를 노리고 항만 파업은 바이든 정부의 무능 때문이라며 공세를 강화하던 터다.

미국의 9월 신규 일자리 증가 폭이 예상 수준을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의 고용 및 경기 상황이 우려와 달리 약화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 속도를 낮출 것이란 기대를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노동부는 9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25만4천명 증가했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지난 3월(31만명)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그에 앞선 7월 고용 증가 폭은 종전 8만9천명에서 14만4천명으로 5만5천명 상향 조정됐고, 8월 고용 증가 폭은 14만2천명에서 15만9천명으로 1만7천명 상향 조정됐다. 7∼8월 상향 조정 폭은 기존 발표치 대비 총 7만2천명이었다. 고용보고서상 시간당 평균임금 상승률은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4.0%로, 시장 전망치(전월비 0.3%·전년비 3.8%)를 모두 웃돌았다.

예상을 크게 웃돈 9월 고용 지표와 7∼8월 지표의 상향 조정은 미국의 경기 상황이 우려와 달리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인식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오는 11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빅컷'(0.50%포인트 금리 인하)을 단행할 수 있다는 기대를 크게 낮추고, 나아가 금리 인하 속도를 더 늦출 수 있다는 기대를 키울 전망이다. 미국 국채 금리는 급등했다. 뉴욕증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이날 고용지표 발표 직후 연준이 1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낮출 확률을 9%로 반영했다. 이는 전날의 32%에서 크게 줄어든 것이다. 미국 뉴욕증시는 기대 이상으로 대폭 개선된 신규 고용지표가 노동시장 약화에 대한 우려를 일시에 잠재우며 이달 들어 처음 동반 상승세로 출발했다. 인플레이션 자극 우려를 촉발했던 항만 노조의 대규모 파업 종료 소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돌출 발언에 폭등세를 보였던 국제 유가도 다소 안정됐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