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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골디락스 경제, 끝물 가까워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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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골디락스 경제, 끝물 가까워졌나

미국 경제가 순항을 지속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경제가 순항을 지속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경제가 순항을 지속하고 있다.

차갑지도 그렇다고 뜨겁지도 않은 이른바 골디락스를 만끽하고 있다.
그러나 이란과 이스라엘 갈등을 비롯해 중동 지역에서 불어 닥치고 있는 전쟁 망령으로 유가가 뛰고, 노동시장이 다시 들썩이면서 이런 호시절도 오래가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다시 들썩이면 이제 막 시작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갑자기 중단되고, 미 경제는 비용 상승으로 고통 받을 수 있다.

골디락스


미 경제는 수년째 이어지는 일부의 경기침체 경고와 달리 순항하고 있다.

경제에 부담이 됐던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은 이제 연준 목표치인 2%대로 떨어졌고, 급격한 수축 흐름을 보였던 노동시장은 다시 안정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노동부가 4일(현지시각)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취업자 수는 예상을 크게 웃도는 25만4000명에 이르렀다.

월별 변동성을 완화한 3개월 이동평균치도 일자리 개선 흐름을 보여주고있다.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9월 현재 3개월 신규 취업자 수 이동평균은 18만6000명으로 한달 전 14만명에 비해 크게 늘었다.

경제는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미 국내총생산(GDP) 2분기 성장률 확정치는 수정치와 같은 3.0%로 나타났다.

다만 강도는 약해지고 있다.

미 GDP 흐름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GDP나우에 따르면 올 3분기 미 성장률은 2.5%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9월 27일 예상됐던 3.1%에 비해 소폭 둔화된 수준이다.

중동 화약고


그러나 이런 순조로운 흐름을 중간에 끊어버릴 수 있는 변수들이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변수가 중동 지정학적 긴장이다.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 침공하면서 시작된 가자 전쟁으로 불거진 중동 불안이 유가를 자극하고, 미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가 중단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가자전쟁 1주년이 된 지금 이스라엘 주변은 이제 화약고가 됐다.

가자전쟁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고, 이스라엘은 3주째 북쪽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레바논을 공습하고 있다. 지난 주에는 북쪽 접경 지대에서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지상군을 투입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너머에 있는 이란과도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란이 1일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 180발을 날리면서 이스라엘이 이란에 보복을 다짐하고 있다.

미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이란 석유 시설을 공습할 것이란 전망이 강화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 석유 시설을 이란, 또 레바논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등 이란이 지원하는 중동 무장세력, 이른바 ‘저항의 축’의 현금인출기(ATM)로 간주하고 있다. 석유 시설 공격으로 자금 줄을 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만약 이란 석유 수출의 90%가 몰려 있는 남부 연안 카르그섬 석유시설을 공격하면 국제 유가가 급등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란 석유 수출이 완전히 중단되더라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다른 산유국들의 증산 여력이 충분해 이를 모두 상쇄할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단기적인 충격을 피할수 없다.

또 만에 하나 이란이 그 보복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서면 중동 지역 석유 수출 전체가 지장을 받아 장기적으로 유가가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금리 동결


유가가 뛰면서 인플레이션 고삐가 다시 풀리면 지난달 18일 0.5%포인트 금리 인하, 빅컷으로 이번 금리 인하 시즌을 시작한 연준의 행보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연준이 대선 이튿날인 다음달 6~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99%로 보고 있다. 또 내년 6월까지 모두 1.25%포인트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TS롬바르드의 스티븐 블리츠는 4일 분석노트에서 연준이 올해 2회에 걸쳐 0.25%포인트씩 금리를 더 내린 뒤 금리 인하를 멈출 지도 모른다고 비관했다.

블리츠가 지목한 배경은 중동지역 긴장 고조에 따른 유가 상승 외에 더 근본적인 요인이다. 바로 미 노동시장 활황이다.

블리츠는 미 신규 고용이 9월에 그랬던 것처럼 깜짝 증가세를 지속하면 임금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아직 완전히 꺼지지 않은 인플레이션 불씨가 커지면서 연준이 인플레이션 대응으로 방향을 틀어야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 경제가 다시 인플레이션, 성장 둔화 흐름에 직면해 골디락스 호황이 순식간에 끝장날 수 있다는 경고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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