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많았던 미국 고용시장이 지난달 예상 밖으로 뜨거웠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다음 달로 예상되는 미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 인하 수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놓고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미 노동부는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각)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지난달 기준으로 전월 대비 25만4000개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15만개 안팎의 증가를 예상했던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돈 것일뿐 아니라 6개월 만에 최대 규모였다.
연준은 예상을 뛰어넘는 0.5%P의 대폭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할 정도로 고용시장의 상황이 나쁘다고 우려했으나 실제 고용시장은 그보다 훨씬 뜨거운 상태라는 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그러나 이미 발표된 지난달 고용지표와 아울러 곧 발표되는 9월 물가지표가 연준의 11월 추가 금리 인하 여부와 인하 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 비즈니스인사이더 “9월 고용지표가 연준 추가 금리 조정 여부 결정할 것”
예상을 뛰어넘는 고용지표가 나오면서 연준이 ‘빅컷’을 내달 단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애널리스트들은 노동부의 9월 고용지표 발표가 있은 뒤 펴낸 투자노트에서 “연준이 실제보다 과도하게 고용시장 상황을 비관적으로 봤던 것 같다”면서 “연준의 빅컷 가능성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오는 10일 미 노동부가 발표할 예정인 인플레이션 지표를 마저 지켜봐야 연준의 추가 금리 조정 폭을 예상하는 것이 좀 더 현실적으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시장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5일 보도했다.
노동부가 곧 공개할 예정인 9월 기준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연준의 11월 추가 금리 인하 폭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심지어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지난달 물가 추이에 따라 추가 금리 인하 조치가 없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브라인 로즈 UBS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펴낸 투자노트에서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폭이 어느 정도였는지가 나와야 연준도 금리 인하 폭을 판단하는게 가능할 것”이라면서 “9월 CPI가 고용지표를 웃도는 수준으로 상승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연준이 11월로 예상되는 금리 조정을 생략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 카빈 리치먼드 연은 총재 “인플레와 전쟁 아직 끝나지 않아”
토머스 바킨 미국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9월 인플레 지표를 마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킨 총재는 노동부의 고용지표 발표 직전인 지난 2일 노스캐롤라이나대 주관 경제포럼에 참석한 자리에서 “연준이 지난달 4년 반 만에 기준금리를 0.5%P 인하한 것은 금리 수준을 미국의 현행 경제기조와 맞추기 위한 조치였다”면서 “그러나 이를 연준이 그동안 벌여온 인플레이션과 전쟁이 끝났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밝혔다.
연준의 금리 조정 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바킨 총재는 “지난 8월 기준 근원 개인소비지출(PCE)이 2.7%를 기록한 것은 연준 입장에서 인플레를 잡기 위해 할 일이 아직도 남아 있다는 의미”라면서 “인플레 추이를 연준은 여전히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지적해 노동부가 곧 발표할 물가 지표를 참고한 뒤 연준이 추가적인 판단을 내릴 것임을 시사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