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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가자전쟁 장기화에 이스라엘 ‘대외신인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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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가자전쟁 장기화에 이스라엘 ‘대외신인도’ 흔들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이스라엘 중앙은행 본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이스라엘 중앙은행 본관. 사진=로이터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장악하고 있는 가자지구를 상대로 벌인 전쟁이 기약 없이 장기화되면서 이스라엘 경제가 마침내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안으로는 재정적자가 위험 수준으로 치닫고 있는 데다 밖으로는 대외신인도가 추락하면서 이스라엘 경제의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0월 7일(이하 현지시각) 터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은 8일부터 2년째로 접어든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뿐 아니라 이슬람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와도 군사적으로 충돌하고 있는 등 주변 아랍국과의 갈등도 확대일로여서 향후 이스라엘 경제의 불확실성 역시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 지난 1년 간 투입한 전비 35조…이스라엘 정부 예산의 4분의 1 규모


7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2년째로 들어서면서 이스라엘 경제에 미치는 충격도 전방위로 커지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 재정부에 따르면 이번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그동안 투입된 정부 재정만 지난 8월 기준으로 263억 달러(약 35조35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스라엘의 지난해 정부 예산 규모가 1280억 달러(약 172조 원) 수준이었으므로 정부 예산의 약 4분의 1이 지난 1년간 하마스와 전쟁을 벌이는데 들어갔다는 의미다.

로이터는 “이는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에 대한 전면적인 공격에 나서기 전에 나온 집계이므로 전비로 쓰인 정부 예산은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 CDS 프리미엄 기준 대외신인도 역시 곤두박질


전비로 투입되는 국가 재정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이스라엘의 대외신인도 역시 크게 흔들리고 있다.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가 부도날 경우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금융파생상품인 CDS(신용부도스왑) 거래에서 신용위험을 이전한 대가로 지급하는 수수료인 CDS 프리미엄 기준으로 이스라엘의 대외신인도가 곤두박질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이스라엘 중앙은행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CDS 프리미엄은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근접했다”고 전했다.

CDS 프리미엄은 국제금융시장에서 대외신인도를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독일계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유니언인베스트먼트의 세르게이 데어가체프 포트폴리오 매지너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정부 재정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의 경우 이스라엘은 지난해 기준 62% 수준이어서 아직 벼랑 끝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올 들어 그 비율이 67%로 높아지는 등 재정적자가 급격히 불어나면서 대외신인도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이터에 따르면 베잘렐 스모트리치 이스라엘 재무부 장관은 “이스라엘의 경제력은 아직도 건재하며 전쟁이 끝나면 다시 회복될 것”이라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이스라엘의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당초 예상을 훌쩍 넘는 8.3% 수준으로 치솟아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