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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가치 한때 149엔 붕괴...일본 외환 당국 "투기적 움직임 예의주시"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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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가치 한때 149엔 붕괴...일본 외환 당국 "투기적 움직임 예의주시" 경고

아츠시 미무라 일본 재무관, 엔화 약세 심화에 구두 개입 나서

일본 도쿄 국립인쇄국 공장에 전시된 일본 엔 지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도쿄 국립인쇄국 공장에 전시된 일본 엔 지폐. 사진=로이터
7일(현지시각) 엔화 가치가 장중 달러당 149엔 선이 무너지자 일본 외환 당국이 투기적 움직임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발신하며 시장 안정화에 나섰다.

이날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의 최고 외환 외교관인 아츠시 미무라 재무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투기적 거래를 포함한 외환 시장의 움직임을 긴박감을 가지고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엔화 약세 흐름이 가속화되는 데 대한 경계심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미무라 재무관의 이번 발언은 전임자인 칸다 마사토 재무관이 자주 사용했던 구두 경고 전술을 연상시킨다. 당시 칸다 재무관은 엔화 약세가 심화될 때마다 시장에 직접적인 메시지를 던지며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는 방식으로 환율 방어에 나섰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장 초반 달러당 149.10엔까지 떨어지며 지난 8월 16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9월 고용 보고서가 예상보다 호조를 보이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달러화 강세, 엔화 약세 흐름이 심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이시바 시게루 신임 일본 총리가 최근 "일본 경제가 추가 금리 인상에 대비되지 않았다"고 발언한 점도 엔화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시장에서는 이시바 총리가 장기간 지속된 일본은행의 초저금리 정책을 수정할 의지를 보였던 것과 달리, 현실적인 경제 상황을 고려해 금리 인상에 신중한 입장을 취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엔화 매도세가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과 일본의 금리 동결 기조가 맞물리면서 엔화 약세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엔화 약세가 수입 물가 상승을 부추겨 가계 부담을 가중시키고 경제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미무라 재무관의 이번 발언은 엔화 약세에 대한 경고 수위를 높이는 동시에 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함으로써 투기적 엔화 매도세를 진정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향후 엔화 가치는 미국의 금리 인상 여부와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방향, 그리고 일본 정부의 시장 개입 여부에 따라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