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무부는 이날 이런 내용을 담은 'EU산 수입 브랜디에 대한 임시 반덤핑 조치 시행에 관한 공고'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다. 상무부는 "EU산 수입 브랜디에 덤핑이 있어 국내 브랜디 산업이 상당한 피해를 볼 우려가 있다"며 "덤핑과 실질적 피해 위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예비 판정됐다"고 설명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오후 발표한 입장문에서 "중국은 EU산 수입 대배기량 내연기관차 관세 인상 등 조치도 연구하고 있다"며 '전선 확대'를 시사했고 이후 재차 배포한 입장문에서는 중국산 전기차와 기타 자동차에 40%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튀르키예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고 밝혔다.
반덤핑 조사 대상은 '200ℓ 이하 용기에 담긴 포도주를 증류해 얻은 증류주'로 특정됐는데 중국이 코냑 등 프랑스산 브랜디를 겨냥한 것으로 추측된다. 프랑스는 EU 내에서도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지지하는 입장이다.
중국은 지난 6월에도 EU산 돼지고기 반덤핑 조사를 했으며 8월엔 EU산 유제품에 대한 반보조금 조사를 발표했다.
EU는 중국의 잇단 조치가 사실상 무역 보복이라 보고 WTO에 분쟁 절차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는 전기차 관세율 증가의 결과물로 풀이된다. 앞서 중국 당국은 EU 회원국들을 개별 접촉하며 '우군' 확보에 나섰으나 EU는 지난 4일 27개 회원국 투표를 통해 이달 말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최고 45.3%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확정관세안을 통과시켰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10개국이 찬성했고 독일과 헝가리 등 5개국이 반대표를 던진 가운데 나머지 12개국은 사실상 찬성으로 간주하는 기권표를 던졌다. 투표 가결로 기존 일반 관세 10%에 더해 7.8∼35.3%포인트(p)의 추가 관세율이 부과된다. 최종 관세율은 17.8%∼45.3%로 이달 31일부터 5년간 적용된다.
EU는 중국과 협상은 계속한다는 방침이어서 협상이 타결되면 확정관세 부과가 중단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날 중국의 브랜디 보복 조치가 발표되자 EU는 즉각 반발했다. 올로프 질 EU 집행위 무역담당 대변인은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중국의 EU산 브랜디 수입품에 대한 잠정적 반덤핑 조처에 대해 WTO에서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질 대변인은 "반덤핑 조치는 근거가 없다고 본다"며 "우리는 무역구제 수단의 남용에 맞서 EU 산업을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올로 젠틸로니 EU 경제담당 집행위원은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기자회견 중 관련 질의에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EU의 상계관세 부과는 "공정하고 비례적"이라면서 중국이 보복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프랑스 소피 프리마 대외 무역부 장관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이번 조치를 "이해할 수 없다"며 "이는 국제 무역 규칙에 명백히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중국의 조치는 EU의 전기차 관세에 대한 보복"이라며 "EU와 협력해 WTO 차원의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