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로센도 구티에레스 멕시코 통상부 부장관은 이날 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미국의 일부 자동차, 반도체, 항공 우주, 전자 제품 등의 제조업체에 중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대만 등에서 생산되는 일부 제품과 부품 중에서 멕시코 현지에서 대체할 수 있는 품목 리스트를 제공해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국내 공급망 체계 구축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멕시코 정부가 접촉하고 있는 미국 기업 명단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멕시코는 이번에 글로벌 공급망 체계에서 경쟁국인 중국을 주로 겨냥하고 있다고 WSJ이 전했다.
2020년 7월 1일 발효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은 이전 협정인 북미 자유 무역 협정(NAFTA)보다 역내 무관세 무역에 대한 엄격한 요구 조건을 달았다. 그렇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정부 시절인 2018년부터 시작된 미·중 간 통상 분쟁으로 고율의 관세 부담을 떠안은 일부 글로벌 제조업체들이 중국을 벗어나 멕시코에 생산 시설을 구축해 왔다.
미국 정치권의 멕시코에 대한 압박은 날로 가중되고 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멕시코산 자동차에 2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6일 위스콘신주 주노 유세에서 “그 차들이 미국으로 들어오도록 그냥 두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존 공약인 100% 관세 부과에서 관세율을 2배로 높였다.
미국이 지난해 멕시코에서 수입한 차량은 300만 대가량이다. 이 중 절반가량은 포드,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등 미국 3대 자동차 회사의 멕시코 공장에서 만들어졌다.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도 중국산 전기차에 100%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자유무역 협정 체결 상대국으로 관세 장벽이 없는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중국 전기차 수입 차단에 나섰다. 중국의 전기차 선두 기업 비야디(BYD)가 멕시코를 수출기지로 활용해 미국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멕시코에서 만들어진 중국산 전기차는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미국이 중국산 자동차에 부과하는 총 102.5%의 관세 부과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가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미국에서 판매되는 커넥티드 차량에 중국 기술이 사용되는 것을 금지했다. 커넥티드 차량은 무선 네트워크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내비게이션이나 자율주행, 운전자 보조시스템 등을 제공하는 '스마트카'를 뜻한다. 최근 출시되는 거의 모든 차량이 커넥티드 차량에 해당한다. 미국이 커넥티드 차량에 중국 기술이 사용하는 것을 규제한다면 중국 기술로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BYD의 픽업트럭도 규제 대상이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