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대출 금리가 예상보다 강한 노동 시장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분석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9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25만4000건 증가했다. 이는 지난 3월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9월 실업률은 4.1%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연준이 빅컷을 단행하기 전날인 지난달 17일 3.64%였으나 8일 현재 4.05%로 뛰었다. 또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그 사이에 6.11%에서 6.62%로 올라갔다.
연준의 향후 통화 정책이 불투명해졌다는 게 월가의 대체적 분석이다. 최근 주요 경제 지표가 호조를 보임에 따라 연준이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수 있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실시간으로 추정하는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 나우(now)' 모델이 8일 3분기 성장률을 전기 대비 연율 환산 기준 3.2%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1일 2.5%에서 0.7%포인트 올라간 것이고, 연준의 미국 잠재성장률 추정치(1.8%)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애틀랜타 연은은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9월 고용보고서를 비롯한 최근 경제 지표를 반영한 결과 실질 개인소비지출(PCE) 증가율이 종전 3.0%에서 3.3%로 올라갔다고 밝혔다.
미국의 경제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이날 “연준의 금리 인하 이후 모기지 금리가 내려가야 함에도 그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모기지 금리는 10년물 국채 금리와 긴밀하게 연동돼 있고, 이 두 금리가 동시에 올라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미국 경제 전망이 밝고, 연준이 금리 인하를 늦출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이 매체가 지적했다.
미국 국채 가격은 이날 혼조 양상을 보였다. 국제 유가가 3% 넘게 급락하면서 국채 가격 내림세도 일단 속도를 조절하는 분위기다. 국채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연준이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것으로 시장이 예상하면 국채 금리 미리 움직인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7일 전 거래일보다 0.06%포인트 오른(채권값 하락) 4.03%에 거래됐다. 4% 선을 뚫은 것은 지난 8월 이후 처음이다.
시카고 상품 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8일 오후 현재 연준이 오는 11월 6, 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0.25% 포인트 내릴 가능성은 85.2%, 0.5% 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14.8%로 나타났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