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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우려로 호르무즈 해협 통과 유조선 23%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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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우려로 호르무즈 해협 통과 유조선 23% 감소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의 수가 지난해에 비해 23% 감소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의 수가 지난해에 비해 23% 감소했다. 사진=로이터

중동 정세의 악화로 걸프 국가들의 석유 공급이 정체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중동의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해상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석유 수송선은 10월 들어 전년 동기보다 20% 이상 감소했다.

이와 관련해 닛케이는 12일 이스라엘의 이란 석유시설 공격을 경계한 움직임으로 인해 유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위성으로부터의 정보를 바탕으로 선박의 운항을 감시하는 '포트워치'의 데이터를 집계한 결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석유 수송선은 10월 2일~8일 7일간 하루 평균 52척으로 전년 같은 시기보다 23% 줄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생산량의 약 20%에 해당하는 하루 약 2000만 배럴의 석유가 통과하는 에너지 공급의 대동맥이다. 사우디아라비아산과 아랍에미리트(UAE)산 석유 외에 카타르산 액화천연가스(LNG) 등도 이 해협을 통해 아시아와 아프리카 각국에 수출된다.

노가미 다카유키 에너지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스라엘의 공격을 경계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이 줄어들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1일 자국 영토를 공격한 이란에 대한 보복으로 자국의 석유 시설을 공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란의 석유 수출의 90%를 담당하는 페르시아만 앞바다의 카그섬의 위성 사진을 비교한 결과, 최신 화상에서는 9월 하순과 비교해 정박하는 선박으로 보이는 물체의 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위성영상 분석을 담당하는 유조선 트래커스 닷컴의 사미르 마다니 공동 창업자는 “이란 국영 유조선 공사(NITC)의 유조선 등이 카그섬 부근을 떠나, 페르시아만의 북부로 이동했다”라고 지적했다.

이란은 주요 산유국 중 하나로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이란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약 340만 배럴이다. 그 중 하루 170만 배럴 정도를 수출하고 있다.

이란은 미국의 경제 제재로 원유 수출에 제한을 받고 있다. 2015년에 맺어진 이란과 미국 등과의 핵합의로 대이란 제재는 완화되었지만, 2018년에 미국이 일방적으로 이탈해 제재를 재개하자 수출은 크게 감소했다.

유럽 조사 회사 케플러에 의하면, 2023년의 이란산 원유의 90%는 제재를 회피할 수 있는 중국으로 수출됐다.

이란의 석유시설이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을 경우 유가가 일시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나 비회원의 러시아 등으로 구성하는 OPEC+는 하루 586만 배럴의 감산을 계속하고 있다. 주요 산유국은 증산 여지가 있기 때문에 만약 이란으로부터의 수출이 모두 멈춘다고 해도 심각한 공급 부족에 빠질 가능성은 낮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응수가 격화될 경우 최악의 시나리오로 시장 관계자들이 우려하는 것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석유 공급이 멈출 경우 유가가 1배럴에 1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