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는 협상이 완전 타결에 이르지 않으면 일단 이미 예고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EU 당국자는 14일(현지 시각) "협상 타결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으나 10월 말까지 합의에 도달하기는 굉장히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해결해야 할 굉장히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들이 있다”고 말했다.
독일 베를린에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 함께 회견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중국과 10월 말 이전에 협상을 타결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U 집행위 확정 관세안에 따르면 기존 일반관세 10%에 더해 7.8∼35.3%포인트의 추가 관세율이 부과된다. 최종 관세율은 17.8∼45.3%다. EU는 중국산 전기차가 과잉 보조금을 받아 저가에 유입되고 있다며 지난해 10월부터 반보조금 조사를 한 뒤 고율의 관세를 매기기로 했다.
EU 조사에 협조한 업체는 20.7%p, 비협조적인 업체는 35.3%p의 추가 관세가 부과된다. 관세율은 자동차 제조업체마다 다르다. 비야디(BYD)는 17.0%p, 지리(Geely) 18.8%p, 상하이자동차(SAIC) 35.3%p다. 테슬라는 중국에서 받는 보조금 혜택이 다른 업체보다 적다며 개별 조사를 요구해 가장 낮은 7.8%p로 결정됐다.
독일은 중국과 무역 전쟁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로 관세 부과에 반대했고, 폭스바겐·BMW 등 독일 자동차 업계도 집행위를 향해 중국과 계속 협상하라고 요구했다.
EU는 인상된 관세안의 관보 게재 시점인 이달 30일 전까지 중국과의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31일부터 5년간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
스텔란티스의 카를로스 타바레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중국산에 대한 국경 폐쇄는 함정이고, 그들은 유럽 내 공장에 투자함으로써 관세 장벽을 우회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타바레스 CEO는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의 유럽 진출로 유럽 역내 제조업체들이 일부 공장을 폐쇄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국영 자동차 제조사인 광저우자동차그룹(GAC)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EU의 관세 부과 조치를 우회하기 위해 유럽 내 차량 생산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14일 보도했다. GAC의 글로벌 사업 총괄 매니저는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개막하는 ‘2024 파리 모터쇼’에 앞서 로이터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GAC 측은 “관세 문제가 우리에게 확실히 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장기적으로 이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고, 현지 생산이 이를 해결하는 방법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이 가능성을 매우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