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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반도체, ASML 실적 전망 실망감에 급락 돌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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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반도체, ASML 실적 전망 실망감에 급락 돌변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공급업체 ASML.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공급업체 ASML. 사진=로이터
수요 증가 기대감에 질주하던 반도체 종목들이 15일(현지시각) 날벼락을 맞았다.

세계 최대 반도체 노광장비 업체인 네덜란드 ASML이 예정보다 하루 일찍 실수로 자사 웹사이트에 3분기 실적 보고서 일부를 게재했고, 여기에 실적 부진과 어두운 전망이 담긴 것이 알려지면서 반도체 종목들이 급락했다.
ASML이 곧바로 보고서를 웹사이트에서 삭제했지만 이미 반도체 종목들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울 핵심 내용은 유출된 뒤였다.

ASML은 미국과 네덜란드의 대 중국 수출 규제 강화와 인공지능(AI)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반도체 부문의 회복이 더딘 점을 우울한 전망의 배경으로 지목했다.

우울한 전망


배런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유출된 ASML 분기 실적 보고서에서는 내년 총 매출이 300억~350억 유로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이 전망한 예상치 평균 358억 달러에 크게 못미치는 규모다.

ASML의 극자외선 리소그래피(EUV) 장비는 첨단 반도체 생산에 반드시 필요한 장비다. 대만 TSMC, 한국 삼성전자, 미국 인텔 등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ASML의 EUV 고객사다.

크리스토프 포케 ASML 최고경영자(CEO)는 유출된 실적 보고서에서 반도체가 AI 부문에서 강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고, 성장 잠재력도 높지만 다른 부문은 회복에 시간이 더 걸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반도체 회복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점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런 점진적 회복은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비관했다.

대중 수출 규제


ASML은 미국과 네덜란드 정부의 대중 수출 규제 강화가 반도체 산업 전반에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우울한 전망의 주요 배경 가운데 하나로 중국 수출 규제를 꼽은 것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ASML의 첨단 반도체 장비를 비롯해 핵심 반도체기술 중국 수출을 더 옥죄는 추가 조처를 발표했다.

네덜란드 정부도 이와 별도로 ASML의 대중 수출을 규제하는 추가조처에 나섰다.

ASML 최고재무책임자(CFO) 로저 다센은 2분기 총 매출의 49%를 차지했던 대중 매출이 내년에는 20% 안팎으로 급감할 것이라면서 중국 시장 비중이 ‘정상’으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종목들 폭락


대중 수출 통제는 엔비디아를 비롯해 여전히 중국 비중이 높은 다른 반도체 업체들의 전망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엔비디아 등 반도체 종목들에 닥친 후폭풍은 컸다.

엔비디아는 사상 최고 기록을 하루 만에 반납하고 6.47달러(4.69%) 급락한 131.60달러로 미끄러졌다.

AI용 GPU와 함께 중앙처리장치(CPU)도 함께 설계하는 AMD는 충격이 더 컸다. 8.63달러(5.22%) 폭락한 156.64달러로 추락했다.

인텔은 0.78달러(3.33%) 급락한 22.66달러, 마이크론은 4.02달러(3.71%) 급락한 104.32달러로 마감했다.

반도체 후폭풍을 몰고 온 ASML은 미국 증권예탁원 증서(ADR)가 141.84달러(16.26%) 폭락해 730.43달러로 주저앉았다.

반도체 종목들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반도체 ETF(SOXX)는 12.44달러(5.19%) 폭락한 227.36달러로 미끄러졌다.

또 반도체 종목들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87.00포인트(5.28%) 폭락한 5145.21로 추락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