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는 트럼프의 집권 2기가 시작돼도 중국에 대한 대응 등에 있어 미국과 합의를 모색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EU 측 관계자들이 말했다. EU는 미국의 중국산 전기차 수입 규제에 보조를 맞춰 이달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최고 45.3%의 관세율을 부과할 예정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EU가 관세 부과 등을 통해 중국과의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만들려고 중국과 협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권 당시인 2018년 3월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유럽을 비롯한 수입 철강에 대해 25%, 알루미늄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고, EU는 강력히 반발하며 보복관세로 맞대응했다. 그러나 미국과 EU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집권 이후인 2021년에 서로 관세 부과를 일시 유예하는 '휴전' 상태에 들어갔다.
EU의 디지털시장법(DMA)이나 디지털서비스세(DST) 등이 사실상 미국 기업들을 차별하는 보호무역 조처라는 게 미국 측 시각이다. EU는 일반데이터보호규정(GDPR), DMA, 디지털서비스법(DSA) 등을 도입해 미국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장기간 EU 상대로 대규모 무역적자를 내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당시 EU에 대한 무역적자는 당선 시점이던 2016년 1140억 유로(약 170조 원)에서 2020년 1520억 유로(약 227조 원)로 늘어났다. 이 적자 규모가 바이든 정부에서 더 증가해 2023년 기준 1560억 유로(약 233조 원)를 기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 상무장관을 지냈던 윌버 로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보편 관세' 공약이 현실화하면 세계 무역에 1조 달러(약 1359조 원)의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말했다. 로스 전 장관은 전날 미 의회 전문지 ‘서 힐’에 실은 기고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는 지난 13일 폭스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재임 시절 한국과 훌륭한 거래를 했으나 멕시코와 중국, 캐나다, 유럽연합(EU)이 미국을 ‘등쳐 먹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백악관에 복귀하면 미국-멕시코-캐나다 간 무역협정(USMCA) 재협상에 나설 가능성을 예고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