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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구글·챗GPT·딥엘 능가하는 AI 번역 도구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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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구글·챗GPT·딥엘 능가하는 AI 번역 도구 발표

'마르코 MT' 출시...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 공략 가속화

중국 항저우에 있는 알리바바 본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항저우에 있는 알리바바 본사. 사진=로이터
중국 전자상거래 거인 알리바바가 인공지능(AI) 기반 번역 도구의 새로운 버전 '마르코 MT'를 출시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미국 경제방송 CNBC가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이 도구가 구글, 딥엘(DeepL), 챗GPT 등 기존 AI 번역 서비스를 능가하는 성능을 자랑한다고 주장하며, 특히 해외 진출을 노리는 중국 기업과 전자상거래 판매자들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알리바바 인터내셔널 디지털 커머스 그룹 부사장이자 AI 이니셔티브 책임자인 카이푸 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번역 도구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기반으로 문화적 맥락이나 업계별 전문 용어까지 정확하게 번역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AI 도구를 통해 판매자들의 수익 증대를 지원하고, 궁극적으로 플랫폼 성장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리바바의 '마르코 MT'는 자체 개발한 LLM '쿠웬(Qwen)'을 기반으로 하며, 아랍어, 중국어, 네덜란드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일본어, 한국어, 폴란드어, 포르투갈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터키어, 우크라이나어 등 15개 언어를 지원한다. 알리바바는 번역 벤치마크 프레임워크인 플로레스(Flores)를 통해 '마르코 MT'를 평가한 결과, 구글, 딥엘, 챗GPT보다 우수한 성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알리바바는 약 1년 전 AI 번역 도구를 처음 선보였으며, 현재 50만 명 이상의 판매자가 이를 사용하고 있다. 판매자들은 이 도구를 활용하여 제품 페이지를 타겟 시장의 언어로 손쉽게 번역할 수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 판매자들의 이용률이 높아, 알리바바닷컴(Alibaba.com) 사용자 중 절반 가량이 개발도상국에 집중되어 있다.

이번 업데이트된 버전은 맥락적 번역 기능을 강화해 소비자의 구매 결정을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장 부사장은 슬리퍼에 대한 중국어 설명을 예로 들며, "구어체 표현을 문자 그대로 번역하면 영어권 소비자에게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다"며 "마르코 MT는 맥락을 고려해 자연스러운 번역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업데이트된 번역 엔진은 11월 11일 쇼핑 페스티벌 '더블(Double) 11'에서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쇼핑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알리바바는 작년 가을 첫 번째 버전 출시 이후 1억 개 이상의 상품 목록 번역에 AI 번역 도구가 사용되었다고 밝혔다. 번역된 텍스트 양에 따라 요금이 부과되는 방식이며, 업데이트된 버전의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장 부사장은 "해외 판매를 원하는 판매자를 위한 서비스 번들에 포함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알리바바는 이번 AI 번역 도구 출시를 통해 알리익스프레스, 라자다(Lazada) 등 자사의 글로벌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외 시장 확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알리바바의 국제 사업 부문은 6월 말 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40억 3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중국 내수 시장의 성장 둔화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중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알리바바의 AI 번역 도구는 테무, 쉬인, 틱톡 등 경쟁 플랫폼과의 차별화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특히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알리바바는 AI 번역 도구를 통해 현지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무라 증권은 알리바바의 해외 매출이 9월 말 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9%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며, 운영 손실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알리바바는 아직 분기 실적 발표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