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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자사 AI칩 화웨이에 사용된 사실 확인 후 미 정부에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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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자사 AI칩 화웨이에 사용된 사실 확인 후 미 정부에 통보

엔비디아 대항마로 화웨이가 출시한 어센드 910B에 사용돼

대만 TSMC는 최근 자사 칩이 화웨이의 어센트 910B에 사용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미국 상무부에 통보했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대만 TSMC는 최근 자사 칩이 화웨이의 어센트 910B에 사용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미국 상무부에 통보했다. 사진=AP/연합뉴스
대만 TSMC는 중국 화웨이가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를 우회해서 자사 반도체 칩을 사용한 사실을 몇 주일 전에 미 정부 당국에 통보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로이터는 TSMC가 언어 모델 학습용으로 설계된 화웨이의 어센드 910B에 자사 칩이 사용된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기술 리서치 기업 테크인사이트는 최근 화웨이 제품을 분해한 결과 TSMC 칩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고, 미국 정부도 진상 조사를 해왔다.
테크인사이트는 보고서 공개 전에 이런 사실을 미국 상무부와 TSMC에 각각 통보했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TSMC는 21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 상무부와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TSMC는 지난 2020년 9월 이후에는 화웨이에 칩을 공급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TSMC는 “우리가 현시점에서 조사 대상인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미국은 2019년부터 화웨이를 수출 통제 명단에 올렸고, TSMC가 화웨이에 칩을 제공했으면 미국 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로이터가 강조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 등 외신은 TSMC한 고객이 주문한 칩이 대규모 언어모델 학습용으로 설계된 프로세서인 화웨이의 어센드 910B와 유사하다는 사실을 미 상무부에 알렸다고 보도했다. IT전문업체인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상무부는 화웨이의 최신 노트북에서 TSMC가 생산한 5나노 공정 반도체가 발견되면서 TSMC가 중국 화웨이를 위한 칩을 생산했는지 조사에 나섰다.

화웨이에서 발견된 미국의 중국에 대한 수출 통제가 발효되기 전에 생산된 것으로 추정돼 직접적인 대중 수출통제 규정을 위반한 것은 아니라고 외신이 지적했다. 그러나 화웨이가 지난해 발매한 최신 스마트폰에서 7나노 공정 반도체가 발견됐고, 이번에 TSMC의 5나노 공정 반도체가 들어간 최신 노트북까지 나오면서 미국 정부가 조사에 나섰다.

미국은 지난 2019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정부 당시에 화웨이가 통신 장비를 이용해 미국을 감시할 수 있다는 이유로 화웨이를 무역 제한 리스트에 올렸다. 미국 기업이 화웨이에 수출하려면 사전에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바이든 정부는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지속해서 강화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2022년 10월 7일 미국 기술을 사용한 첨단 반도체 장비나 인공지능(AI) 칩 등의 중국 수출을 포괄적으로 제한하는 수출통제를 단행했다. 상무부는 이전의 대(對)중국 수출통제 조처 당시에 규정한 것보다 사양이 낮은 인공지능 칩수출을 금지했다.

TSMC는 이에 따라 미국의 수출통제 규정으로 중국 화웨이를 위한 반도체 위탁 생산을 할 수 없다. 이 규정은 글로벌 칩 제조업체가 화웨이나 화웨이의 제품을 생산하는데 미국의 기술이나 장비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이 우회 수입을 통한 엔비디아 칩 등 첨단 AI칩 확보 가능성은 미국의 대중 수출통제 규정이 시행된 이후에도 여러 차례 거론됐었다.

화웨이가 AI 그래픽처리장치(GPU) 선두 주자인 미국 엔비디아에 대항할 만한 새로운 AI 칩 샘플을 테스트용으로 자국 기술기업들에 제공하기 시작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최근 보도했다. 화웨이는 기존 '어센드(Ascend) 910B'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새 반도체 '어센드 910C'(중국명 성텅 910C) 프로세서를 하드웨어 테스트와 구성을 위해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인 대형 중국 서버 회사들에 제공했다. 화웨이에 따르면 지난해 현재 어센드 설루션은 중국 70여개 최고 대형언어모델(LLM)의 절반가량을 훈련하는 데 사용됐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