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통신은 22일(현지 시각) “트럼프가 백악관으로 복귀해 무역 전쟁을 시작하면 각국 중앙은행의 일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유럽의 중앙은행 총재들은 경기 둔화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상황에서 트럼프가 몰고 올 파장을 가늠하고 있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한국의 대미(對美)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수출 호조로 인해 역대 최대 수준을 이어가고 있어 미국의 핵심 타깃이 될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한국의 전체 무역수지는 368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한국이 미국과의 무역에서 399억 달러로 가장 큰 무역수지 흑자를 냈다. 올해 1∼9월 한국의 대미 수출은 951억 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14.0% 증가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지난 11일 ECB가 6월 이후 세 번째로 금리를 인하한 뒤에 “현재로서는 소프트랜딩(연착륙) 가능성을 보고 있지만, 새로운 무역 전쟁은 소프트랜딩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CB는 연준에 비해 금리 인하 속도를 높이고 있다. ECB는 17일 지난달에 이어 2회 연속 정책금리를 인하했다. ECB는 기준금리를 연 3.65%에서 3.40%로, 예금금리를 연 3.50%에서 3.25%로 각각 0.25%포인트 내렸다. 한계 대출금리도 연 3.90%에서 3.65%로 인하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에서 세계 중앙은행들이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수년간 최고 수준으로 올리면서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은 대부분 끝이 났다고 평가했다. 그렇지만 중동의 위기 고조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시 새로운 무역 전쟁이 발발해 이것이 글로벌 경제 성장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IMF가 경고했다.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주요국 중앙은행의 연착륙 시나리오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새로운 무역 전쟁이 시작되면 미국에서 물가 상승 압박이 커지고, 유로존은 경제 확장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트럼프가 예고한 보편 관세 공약의 일부만 시행되더라도 지난번 재임 시절보다 더 파괴적인 무역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W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100년 이내 가장 큰 폭의 관세 인상을 추진하면서 국제 무역 질서에 대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는 가격 상승, 주식시장 타격, 세계 각국과의 경제적 불화를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