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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후보들 경제 공약, 인플레이션 재발 우려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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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후보들 경제 공약, 인플레이션 재발 우려 증폭

11월 대선, 인플레이션과의 전쟁 성과 물거품 될 수도

공화당 대선 후보이자 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와 민주당 대선 후보이자 미국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공화당 대선 후보이자 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와 민주당 대선 후보이자 미국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 사진=로이터
지난 2년 반에 걸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전쟁 성과가 오는 11월 5일(현지시각) 대선을 계기로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대규모 관세와 불법 이민자 추방, 국경 검문 강화, 연준에 저금리 압박 등을 제안하고 있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물론이고 정도는 덜하지만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역시 지금 공약이 추진되면 인플레이션에 다시 발동이 걸리는 것을 피할 수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건 미 경제가 다시 인플레이션에 빠져들 전망이다.

관세·이민·감세·저금리 압력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각) 해리스 부통령이나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성장을 촉진하는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면서 이 방안이 현실화하면 인플레이션 고삐가 다시 풀릴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두 후보 모두 인플레이션을 다시 재촉할 위험이 높다는 점은 같지만 강도 면에서는 트럼프가 훨씬 세다는 것이 중론이다.

관세, 불법 이민자 추방과 이민 기준 강화, 연준에 저금리 강요 등 트럼프 주장은 인플레이션 재발 방아쇠를 당기는 3종 세트이기 때문이다.

공화당 상원의원 출신인 보수 성향 맨해튼연구소 선임 펠로 브라이언 리들은 “이런 제안들이 모두 더해지면 인플레이션 압력은 강화된다”면서 “내년에 인플레이션이 악화할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공약으로 내세운 대대적인 감세도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트럼프는 내년에 효력이 끝나는 2017년 감세법을 연장하는 한편 법인세율은 더 낮출 계획이다.

또 봉사료, 초과근무 수당, 사회보장복지 비용에 대해서도 비과세를 추진할 방침이다.

진보 성향의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애덤 포센 소장은 트럼프는 자신의 공약 실천으로 미 경제에 공급망 충격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포센 소장은 물가가 뛰고, 경제의 재화와 서비스 공급 능력, 국내총생산(GDP) 잠재력은 하강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나빠진 환경


트럼프 1기 집권 시기와 달리 지금은 경제 상황이 그때보다 좋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트럼프가 집권했던 당시 미 인플레이션은 낮았고, 수년을 안정적인 상태에 있었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인플레이션이 폭등했고, 연준의 대규모 금리 인상에 힘입어 이제야 연준 목표치인 2%대 인플레이션에 진입했다.

미 국채 시장에서는 트럼프 재선 가능성 전망으로 최근 국채 수익률이 뛰고 있다.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미 재정적자가 급격히 높아지고, 인플레이션도 뛸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트럼프 백악관에서 입법 담당 국장을 지낸 마크 쇼트는 경제 환경이 달라졌고, 트럼프가 제안하고 있는 정책들이 과도한 점을 감안할 때 트럼프 2기에는 인플레이션 위협이 크게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특히 연준 독립성을 흔들려 하는 트럼프가 연준과 전쟁을 치르면서 연준의 인플레이션 억제 노력이 물거품이 될 것으로 그는 비관했다.

불법 이민자 추방


트럼프의 불법 이민 추방 약속은 미 노동 공급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이에 따라 임금 인상과 인플레이션을 재촉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가 아닌 공급이 충격을 받는 것이어서 GDP는 낮아지고, 인플레이션은 뛰는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PIIE는 경고하고 있다.

트럼프 측에서는 불법 이민자들을 내쫓으면 미국인을 위한 일자리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이코노미스트들은 노동시장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면서 노동력 전체가 줄어들면서 여러 방면으로 충격파가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콜로라도대(덴버)가 2008~2014년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불법 이민자 추방에 관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불법 노동자 100만명이 추방될 때마다 미국인 8만80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불법 이민자들이 주로 일하는 곳은 음식 가공, 농업, 건설, 식당 등 본질적으로 미 노동자들이 꺼리는 저임금 직장으로 미 노동자와 경쟁 자체가 거의 없는 곳들이다.

되레 이들이 추방당하면서 소비가 위축돼 미국인들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이다.

연준


트럼프의 대대적인 관세가 수입물가와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려 미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것이라는 점이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준의 위상 약화 역시 트럼프 시기 인플레이션 고삐가 풀리게 되는 결정적 계기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는 1기 집권 시절에도 줄기차게 연준에 금리를 내리라고 압박했다.

트럼프는 2026년 새 연준 의장을 지명할 수 있다. 자신이 지명한 제롬 파월 의장이 취임 뒤 백악관과 거리를 두면서 연준 정책 독립성을 뚝심 있게 밀어붙인 터라 그가 재선에 성공하면 이번에는 백악관과 교감하면서 정책을 조율할 인물을 선택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연준이 백악관 눈치를 보면 경제 성장에 제동을 거는 금리 인상은 꺼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트럼프가 일으킨 무역전쟁 후폭풍을 흡수하느라 금리 인하에 바빴던 트럼프 1기시절 연준처럼 트럼프 2기 연준은 고강도로 진행될 무역전쟁 뒤치다꺼리에 탈진할 수도 있다.

감세


아울러 대규모 감세도 미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책임있는 연방예산위원회(CRFB)'에 따르면 해리스가 대통령이 되면 앞으로 10년 동안 미 재정적자가 약 3조5000억 달러 늘고,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 같은 기간 재정적자가 두 배가 넘는 7조5000억 달러 불어난다.

트럼프의 경우 이미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대규모 관세, 불법 이민자추방 등이 더해지면서 국채 시장이 요동칠 것이어서 국채 수익률은 폭등할 전망이다.

한편 이코노미스트들은 트럼프에 비해 정도는 덜하겠지만 해리스 역시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맨해튼연구소의 리들은 민주당이 계속 집권하면 인플레이션이 크게 뛰지는 않겠지만 인플레이션 자체가 좀체 떨어지지 않는 끈끈한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리스는 생활비 상승 위기를 주택 건축 활성화, 가격 담합 근절, 자녀 세액 공제 등으로 타개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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