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산업부는 지난 25일 성명을 통해 애플의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인 PT 애플 인도네시아가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대한 인도네시아의 40% 국내 콘텐츠 조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9월에 출시된 아이폰16을 국내 시장에 판매할 수 없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동남아시아 최대 경제국인 인도네시아의 이번 결정이 중국과 다른 아시아 시장에서 주력 제품인 아이폰16의 초기 판매가 호조를 보였던 애플의 입장에서 적지 않은 난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네시아 정부 자료에 따르면 1조 달러 규모인 인도네시아 경제는 3억5000만 개 이상의 활성 휴대전화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인도네시아 인구인 2억7000만 명을 훨씬 능가하는 수치다.
10월 초 인도네시아 산업부는 애플이 인도네시아에 투자한 금액이 1조5000억 루피아(9500만 달러·약 1300억 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는 애플이 당초 약속한 1조7000억 루피아에 못 미치는 금액이다.
애플은 인도네시아 현지에 제조 시설을 설립하는 대신 4개의 개발자 아카데미만 설립한 상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애플이 인도네시아에서 일부 기기의 생산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와 샤오미 등은 2017년에 도입된 인도네시아의 국내 콘텐츠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현지에 휴대전화 제조 공장을 설립했다. 현지 콘텐츠를 강화하는 다른 방법으로는 현지에서 자재를 조달하거나 현지 근로자를 고용하는 방법이 있다.
인도네시아는 무역 규제를 통해 외국 기업이 자국에서 더 많은 제품을 생산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산업부는 지금까지 개인의 직접 휴대나 우편 배송을 통한 방식으로 약 9000대의 아이폰16이 현지에 유입됐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2020년부터 해외에서 구매한 모든 휴대전화를 정부에 등록하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이러한 휴대전화에 막대한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