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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없어도 돼"...美 캘리포니아, 테슬라 퇴조에도 전기차 점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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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없어도 돼"...美 캘리포니아, 테슬라 퇴조에도 전기차 점유율↑

캘리포니아신차딜러협회(CNCDA) 조사 결과 전기차 점유율 22% 돌파…테슬라 이탈로 인한 공백, 경쟁사들이 앞다퉈 채워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순수전기차(BEV) 점유율 추이. 사진=CNCDA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순수전기차(BEV) 점유율 추이. 사진=CNCDA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와 테슬라의 안마당이었던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관계가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

테슬라가 지난 2021년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에 있는 본사를 텍사스주 오스틴으로 이전하면서 본격적으로 표면화된 테슬라와 캘리포니아주의 불화는 그 이후에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캘리포니아주와 관련한 사안에 대해 사사건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역시 캘리포니아주에 있던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와 자신이 개인회사로 인수한 글로벌 소셜미디어 X의 본사도 그새 텍사스주로 이전했음은 물론이다.

캘리포니아주는 미국 50개 주 가운데 인구도 가장 많을 뿐 아니라 전기차 보급률이 가장 높은 곳이기도 한데 머스크가 캘리포니아주와 척지는 행보를 계속 이어가면서 이 지역 소비자들도 그동안 캘리포니아의 자랑이었던 테슬라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테슬라가 빠져나간 뒤 미국 최대 전기차 시장의 지위를 지켜왔던 캘리포니아주의 전기차 시장은 어떻게 됐을까. 머스크발 논란으로 소비가 줄었을까, 그대로일까, 아니면 늘었을까.

31일(이하 현지 시각)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이 같은 궁금증을 해소할 조사 결과를 캘리포니아신차딜러협회(CNCDA)가 내놨다. 결론은 테슬라와 관계없이 전기차 시장이 더 커졌다는 것.

◇ 캘리포니아주 순수전기차 점유율 사상 첫 22% 돌파


CNCDA가 이날 발표한 집계 자료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자동차 시장에서 순수전기차(BEV)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상반기 기준 22%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CNCDA는 “하이브리드 전기차(H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기차(PHEV)까지 합하면 넓은 의미의 전기차 점유율은 40%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전기차는 화석연료를 쓰는 내연 엔진이 없이 100% 배터리에서 나오는 전기로만 구동되는 BEV, 엔진이 주동력이고 전기를 보조동력으로 사용하는 HEV, 가정이나 건물에서 충전한 배터리의 전기동력으로 주행하다 배터리가 방전되면 엔진과 배터리의 전기동력을 동시에 사용하는 PHEV로 크게 나뉜다.

일렉트렉은 “전기차의 본산으로 통하는 캘리포니아주의 BEV 점유율이 22%를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라면서 “이는 미국 전국 평균 전기차 점유율의 배가 넘는 수준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 테슬라 신차 판매량 12.6% 감소…지배력 사실상 사라져


일렉트렉에 따르면 CNCDA가 파악한 결과에서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대목은 그동안 절대 강자로 군림해온 테슬라의 역할이다.

지난해까지는 캘리포니아주의 전기차 점유율 증가를 테슬라가 주도했다면 올 들어서는 테슬라의 역할, 즉 시장지배력이 사실상 사라졌다는 것.

CNCDA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캘리포니아주 신차 등록 건수로 추산한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무려 12.6%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크라이슬러 산하 브랜드 지프가 마이너스 33.1%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약과일 수 있으나, 경쟁사인 리비안의 신차 판매량이 35.4% 증가한 것에 비하면 비교조차 불가한 매우 초라한 성적이 아닐 수 없다.

일렉트렉은 “지난 상반기 중 캘리포니아주 전체적으로 팔린 신차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 감소한 것을 감안하고 볼 필요가 있지만 1.7%와 12.6%는 큰 차이”라면서 “특히 BEV 판매량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테슬라만 홀로 뒤처진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CNCDA도 “신차 등록 건수에서 테슬라가 캘리포니아주에서 이처럼 급격한 감소세를 보인 것은 처음”이라면서 “이는 테슬라의 캘리포니아주 이탈 행보가 강화된 결과, 기존 완성차 제조업체까지 포함해 테슬라의 후발 주자들이 테슬라가 남긴 공백을 경쟁적으로 파고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자동차 딜러 업체들이 신차를 내놓지 않고 있는 테슬라에 등을 돌리고 테슬라의 경쟁사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는 신형 전기차들로 눈길을 돌리면서 전기차 판매에 열을 올린 결과, 딜러상의 전체 매출에서 BEV가 차지하는 비중이 40.2%로 크게 늘어난 것도 중요한 배경이라고 CNCDA는 설명했다.

다만 지난 상반기 캘리포니아주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모델을 집계한 결과 모델Y가 1위, 모델3가 2위, 모델X가 6위, 사이버트럭이 8위를 기록해 테슬라 경쟁사의 모델들이 아직 테슬라의 아성을 무너뜨리진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 외에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전기차 모델은 현대 아이오닉5(BEV·3위), 포드 머스탱 마하-E(BEV·4위), 토요타 라브4(PHEV·5위), BMW i4(BEV·7위), 리비안 R1S(BEV·9위), 지프 랭글러(PHEV·10위)인 것으로 집계됐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