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는 앞서 6월 18일 시총 1위에 오른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엔비디아와 애플의 시총 1위 다툼에서 애플이 불리할 것으로 보인다.
다우 지수 편입
엔비디아는 오는 8일 대형 우량주 30개로 구성된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 편입을 앞두고 있다.
반도체 종목을 대표해 다우 지수를 오랫동안 지켰던 인텔을 몰아내고 그 자리를 차지한다.
엔비디아가 다우 지수에 편입되는 것은 시장 수익률 지표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 편입과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S&P500 지수 편입은 실질적으로 주식 매수세를 부추긴다.
기술주와 대형 우량주가 골고루 섞여 시황을 가장 잘 나타내는 S&P500 지수는 지수 흐름을 추적하는 각종 펀드들이 기준으로 삼는 지수다. 이 지수에 포함되면 자체 규정에 따라 의무적으로 편입 종목을 사들여야 한다.
다우 지수 편입은 그러나 이런 자동적인 매수세를 촉발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게다가 엔비디아는 이미 대부분 펀드가 지분을 매입해 놓은 상태여서 추가 매수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대신 높은 상징성을 갖고 있다.
엔비디아가 그 동안 반도체 대장이었던 인텔을 공식적으로 끌어내리고 그 왕좌를 차지했다는 뜻이다.
블랙웰
엔비디아는 반도체 대장이라는 상징만 꿰찬 것은 아니다.
탄탄한 실적이 이를 뒷받침한다.
엔비디아가 최근 설계결함을 해결했다고 밝힌 차세대 AI 반도체 블랙웰은 엔비디아 실적, 또 이에 따른 주가 추가 상승 발판 역할을 할 전망이다.
배런스에 따르면 UBS 글로벌 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 마크 해펄은 분석노트에서 AI 업체들이 인프라 구축에 혈안이 돼 있어 엔비디아 블랙웰 반도체 수요가 하늘을 찌를 것으로 전망했다.
해펄은 알파벳, 아마존, 메타플랫폼스,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분기 실적 발표에서 AI 반도체를 대규모로 추가 구매해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고 지적했다.
해펄은 실적 발표를 토대로 이들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 규모가 올해 전년비 50% 폭증한 2220억 달러에 이르고, 내년에도 20% 더 늘어나 267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버핏, 애플 지분 매각
반면 애플은 시총 1위 경쟁에서 불리한 처지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계속해서 애플 주식을 내다 팔고 있다.
평소 기술주에 크게 관심이 없고, 특히 한 종목에 지나치게 투자하는 것을 꺼리는 버핏이 이례적으로 대표 기술주인 애플에 거의 ‘몰빵’ 하다시피 하면서 주식을 대거 사들였지만 올 들어 애플 주식을 대거 매각하고 있다.
2분기 애플 보유 지분을 50% 가까이 줄였던 버핏은 3분기에는 여기에서 25%를 더 줄였다.
올해 9억500만주로 시작한 버크셔의 애플 지분 투자는 3분기 말 3억주로 3분의 1 토막이 났다.
버핏이 애플 주식을 대거 매각하고 있다는 것은 애플이 이제 정점에 이르렀다고 버핏이 판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애플 주가가 이제 거의 모든 가능성을 가격에 다 반영하고 있어 앞으로는 내릴 일만 남았다고 버핏이 분석하고 있다는 뜻이다.
아이폰16이 하드웨어에서 혁신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 속에 고전하고 있는 애플이 버핏의 매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이날 마감가 기준으로는 시총 1, 2위 자리에 변화가 없었지만 조만간 자리 바꿈을 할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날 장중 3.56% 급등한 138.96달러까지 치솟는 강세를 보인 끝에 결국 0.65달러(0.48%) 오른 136.05달러로 마감했다.
애플은 0.90달러(0.40%) 내린 222.01달러로 장을 마쳤다.
마감가 기준 시가총액은 엔비디아가 3조3400억달러로 애플의 3조3700억달러에 밀렸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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