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베이직컷의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으로 트럼프 트레이드가 일고 있는 연준이 금리인하를 하면서 뉴욕증시가 환호하고 있다. 뉴욕증시 뿐 아니라 달러환율 국채금리 금값 국제유가 그리고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등 가상 암호화폐도 연준 FOMC 결정을 주목하고 있다. 연준은 이틀간의 FOMC회의를 끝내면서 발표한 정책 성명서에서 물가 상승률이 전반적으로 둔화되고 있는 데다 고용지표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금리인하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미국 연준 FOMC 금리인하 및 금리인상 일지
3/4=금리인하 (0.5%P)=>1.25%
3/16=금리인하 (1.0%P)=>0.25%
<2022년>
3/17= 1차 금리인상 (0.25%P)=>0.5%
5/5= 2차 금리인상 (0.5%p)=>1%
6/16 = 3차 금리인상( 0.75%P)=>1.75%
7/28= 4차 금리인상(0.75%P)=>2.5%
9/22= 5차 금리인상(0.75%P)=>3.25%
11/3= 6차 금리인상(0.75%P)=> 4%
12/15= 7차 금리인상 (0.5%P)=> 4,5%
<23년>
2/2= 8차 금리인상(0.25%P)=>4.75%
3/23=9차 금리인상 (0.25%P)=>5%
5/4=10차 금리인상(0.25%P)=>5.25%
7/27=11차 금리인상(0.25%P)= 5.5%
<24년>
9/18일 = 1차 금리인하?
앞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8월23일 '잭슨홀 미팅'에서 "정책조정(금리 인하) 시기가 도래했다"고 선언하며 9월 금리 인하를 예고했다. 그는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대해선 "인하 시기와 속도는 들어오는 데이터, 변화하는 경제전망, 그리고 위험 균형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해 50bp 인하 가능성을도 열어뒀다. 잭슨홀 연설 이후 20여일간 나온 경제지표는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행보에 변동이 없을 것임을 시장에 확인시켜 줬다. 8월 고용보고서는 일자리 증가 폭이 7월보다 커지긴 했지만 노동시장 냉각이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5%로 3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제지표가 모호하게 나온 상황에서 금리 전망은 미국 경제의 연착륙 성공 가능성을 둘러싼 시각 대립과 맞물려 두 의견이 팽팽히 맞서왔다.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등 일부 영향력 있는 인사들은 통화정책을 현 긴축 수준에서 중립 수준으로 빨리 되돌리려면 빅컷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해 왔다.더들리 전 총재는 앞서 지난 7월 기고문에서 연준의 조기 금리인하를 촉구하며 "금리인하를 통해 경기침체를 막는 게 이미 너무 늦었을지도 모른다"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연준의 '비공식 대변인'으로도 불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최근 기사에서 "금리 인하 폭 결정은 박빙으로 될 것 같다"라고 관전평을 내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의 9월 수치가 대체로 월가의 예상치에 부합했다. 미국 상무부는 9월 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2.1%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뉴욕증시의 예상치인 2.1% 상승에 부합하는 결과다. 전월치는 기존 2.2% 상승에서 2.3% 상승으로 상향 조정됐다. 9월 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로는 0.2% 상승했다. 이 또한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9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월과 비교해 0.3%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지난 8월 수치 0.2%와 비교하면 상승 각도가 소폭 가팔라졌다. 8월 수치는 기존 0.1% 상승에서 0.2% 상승으로 상향 조정됐다.
미국의 9월 근원 PCE 물가 가격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2.7% 상승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2.6% 상승을 상회하는 결과다. 앞선 8월 수치와는 같았다. 근원 PCE 가격지수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수치다.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판단할 때 가장 선호하는 지표로 알려졌다. 미국 가계의 소비지출은 전월보다 0.5%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 0.4% 증가를 상회했고 지난 8월의 소비지출 증가율 0.3%보다도 높았다. 8월 수치는 기존 0.2% 증가에서 0.3% 증가로 조정됐다. 개인소득은 전월보다 0.3% 늘어나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8월 수치는 0.2% 증가였다.
미국의 신규 일자리가 약 4년 만에 가장 적게 증가하는 '고용 쇼크'를 기록했다. 미국 노동부는 10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1만2천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팬데믹 여파로 고용이 대폭 감소했던 2020년 12월 이후 3년 10개월 만에 가장 적은 고용 증가 폭이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1만명)도 크게 밑돌았다. 또 8월 고용 증가 폭은 15만9천명에서 7만8천명으로, 9월 증가 폭은 25만4천명에서 22만3천명으로 각각 하향 조정됐다. 8∼9월 지표 하향 조정 폭은 11만2천명에 달했다.
앞서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지난 9월 시장 전망을 크게 웃돌며 '고용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강한 고용이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한 달 만에 '고용 쇼크' 수준의 증가 폭을 기록하면서 고용 시장 둔화 및 경기 악화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질 전망이다. 10월 고용지표의 확대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10월 고용지표가 대형 허리케인 피해 및 항공기 제조사 보잉의 파업 등 일시적인 이벤트의 영향으로 크게 악화될 가능성이 크므로 갑작스러운 지표 악화를 신중히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일찌감치 예고해왔다. 허리케인 헐린은 지난 9월 26일 플로리다에 상륙한후 남동부 지역에 큰 피해를 남겼다. 이어 허리케인 밀턴이 10월 9일 다시 플로리다에 상륙해 주민들의 대규모 대피를 유발했다. 미 노동부는 이날 보고서에서 "허리케인에 의해 일부 업종의 고용이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판단했다.
10월 실업률은 4.1%로 9월과 동일했다. 시간당 평균임금 상승률은 전월 대비 0.4%로 전망치(0.3%)를 웃돌았다. 전년 대비 상승률은 4.0%로 전망치에 부합했다. 허리케인, 파업 등 일시적인 요인이 작용한 데다 실업률이 여전히 낮은 수준을 지속해 10월 고용지표가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남은 두 차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모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올해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한 차례만 남겨둔 만큼 한국과 미국 간의 정책금리 격차가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IB 10곳 중 9곳은 미 연준이 11월과 12월 각 0.25%포인트(p)씩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바클레이즈,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JP모건, 노무라, 웰스파고, 도이치뱅크, TD 등의 의견이 모두 일치했다. 나머지 한 곳인 씨티는 유일하게 연준이 11월 0.25%p 인하에 이어 12월 0.50%p을 낮추는 '빅 컷'을 단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JP모건은 내년 9월, TD는 내년 말에 각각 기준금리가 3.00%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바클레이즈는 내년 중, BOA는 내년 말, 씨티는 내년 6월, 웰스파고는 내년 4분기에 각각 기준금리가 3.25%까지 인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2분기, 모건스탠리는 내년 중, 노무라는 내년 말, 도이치뱅크는 내년 9월의 최종 금리로 3.50%를 각각 제시했다. 한은은 올해 기준금리 결정을 단 한 차례 남겨두고 있다. 만일 오는 28일 올해 마지막 금통위에서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미 연준의 인하 속도를 맞추기 어려울 수 있다. 시장에서는 한은의 금리 인하보다 동결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 4일 보고서에서 "한은이 물가 오름세 완화, 가계부채 증가 폭 축소, 경기둔화 우려에도 10월 금리 인하 효과의 점검 필요성, 최근 높아진 외환시장 변동성 등을 감안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연준의 금리 인하가 빠르게 진행될 경우 한미 금리차도 점차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례적인 한미 금리 역전 현상은 일시적으로 금리차가 없던 지난 2022년 8월을 제외하면 그해 7월부터 이달까지 29개월째 지속돼 지난 9월부터 역대 최장 기록을 매달 경신하고 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