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미국 정치권에 따르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6일(현지시각) 대선 패배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대선 결과에 승복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낮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당선 축하 전화를 하고 이런 입장을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모교인 흑인 명문 대학인 워싱턴DC의 하워드대학교에서 승복 연설을 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선에서 북부 경합주인 미시간주에서도 승리를 확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때처럼 민주당의 옛 강세 지역인 이른바 '블루월' 3곳(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에서 모두 이겼다.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 위스콘신은 이른바 러스트벨트(Rust Belt·5대호 인근의 쇠락한 공업지대)에 위치한 북부 경합주다.
일반 유권자 투표의 경우 민주당 텃밭인 캘리포니아 등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의 인구가 더 많아서 통상적으로 민주당이 더 유리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낮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당선 축하 전화를 하고 대선 패배를 인정했다.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로 큰 충격을 받은 민주당이 대선 패배 원인을 곱씹으면서 전통적 지지층을 회복할 방안을 모색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2016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패배했을 때처럼 실의에 빠졌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노동자 계층과 유색인종 등 핵심 지지층의 표심을 잃었고, 시골 지역의 큰 격차를 다른 곳에서 상쇄하지 못했다. 한때 '노동자의 편'이었던 민주당이 너무 엘리트 정당이 된 탓에 전통적으로 당을 지지해온 노동자 계층에 호소할 능력을 잃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민주당원들은 고령 우려에도 지난해 80세에 재선 도전을 결정하고, 토론 참패 이후에도 완강하게 버틴 뒤에야 대통령 후보를 사퇴한 조 바이든 대통령을 탓했다고 WSJ은 전했다.
민주당은 바이든 대통령이 출마를 결정하자 다른 이들의 경선 출마를 막으려고 적극 노력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을 사실상 후계자로 지목해 다시 경선 기회를 놓쳤다. 당내 경쟁을 통해 더 강력한 후보를 선출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늦게 물러난 탓에 해리스 부통령은 고작 100여일 동안에 선거를 준비해야 했다.해리스 부통령이 부통령 후보로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아니라 핵심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의 셔피로 주지사를 선택했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WSJ은 해리스 부통령이 2028년에 대권에 다시 도전할지 불확실한 가운데 다음 대선에 민주당 깃발로 출마할 수 있는 잠룡들이 관심을 받고 있다고 관측했다. 차기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대상은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 등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소식에 이날 뉴욕 주식시장의 3대 주요지수가 장중 사상 최고치를 모두 경신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