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권 인수 작업 돌연 중단됐다. 트럼프 당선인이 이해충돌 서약을 거부하면서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의 백악관 접근을 막고 있다. 뉴욕증시에서는 정권인수작업이 계속 마찰을 빚을 경우에는 정치권 충돌로 인한 금융시장 마비와 거품붕괴 사태가 야기될 수도 있다면 우려하고
미국 의회가 2019년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이해 충돌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만든 PTA의 윤리 서약이 트럼프 측 비협조로 문제가 되고있다. 트럼프는 처음 대통령에 당선돼 취임을 앞두고 있던 2017년 1월 자신의 사업 자산을 매각하거나 독립적인 관리인에게 신탁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이해 충돌 문제에 직면했다. 워싱턴 비영리단체 '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들'(CRE)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자 첫 임기 때 그와 관련된 이해 충돌이 무려 3,400건 넘게 발생했다.윤리 서약과 GSA 양해각서 체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트럼프 정권인수팀은 △정부 기밀자료 접근 △국방 관련 브리핑 청취 △438개 연방 정부 기관 출입 및 기관 관리 자료 열람 등을 할 수 없게 된다.
미국 뉴욕증시는 '트럼프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공화당이 상원에 이어 하원까지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친(親)기업 정책이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이에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우량주 그룹인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지난주말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59.65포인트(0.59%) 상승한 43,988.99에 거래를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한때 44,000을 넘어서기도 했다. S&P 500는 22.44포인트(0.38%) 오른 5,995.54로 마무리됐다. S&P 500는 장중 6,000을 돌파하며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5,000선에 도달한 지 9개월 만에 6,000선을 '터치'한 것이다. 이후 차익 실현 등으로 6,000 밑에서 마무리됐다.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7.32포인트(0.09%) 상승한 19,286.78에 거래를 끝냈다.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2000 지수는 16.95포인트(0.71%) 오른 2,399.64로 끝났다.
트럼프 측근 중에도 억만장자 기업가들이 많아 이해 상충 논란은 계속될 수 있다. 트럼프가 지난 6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당선 축하 통화에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를 참여시킨 것도 이해 상충 논란이 있다. AP통신은 “트럼프는 자신의 전화를 머스크에서 건네준 것으로 보이며 젤렌스키 대통령은 위성인터넷 플랫폼 ‘스페이스X’ 접근을 도와준 머스크에게 감사를 표했다”며 “트럼프는 머스크가 정부 효율성 관련 역할을 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가운데, 스페이스X와 정부 계약을 고려하면 잠재적 이해 상충 의문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스페이스X는 지난 2021년 미국 정부와 스파이 위성 관련 2조원대의 기밀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이 지난 2월 보도되기도 했다.
하워드 루트닉 트럼프 인수팀 공동위원장도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 루트닉은 금융회사 캔터피츠제럴드를 운영 중인데 그동안 암호화폐사 ‘테더’의 은행 관련 업무를 맡아 테더를 적극 홍보해왔다. 하지만 테더는 불법금융 활동 조장 혐의로 재무부 조사를 받고 있다. 테더는 멕시코 마약 카르텔과 테러리스트 등이 자금 세탁에 사용해왔다는 의혹을 받았다. 재무부 장관 후보로도 거론되는 루트닉이 실제 장관 자리에 오를 경우 이해 상충 우려가 커질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루트닉이 재무부 수장이 되지 않더라고 인수팀의 공동위원장이자 인사 관련 의사 결정권자로서 암호화폐 산업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인수팀은 이날 성명을 내고 ‘트럼프-밴스 취임위원회’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위원회 공동위원장은 트럼츠의 측근이자 ‘골프 파트너’인 스티브 위트코프와 켈리 로플러 전 상원의원이 맡는다. 트럼프는 성명에서 “취임위원회는 미국 국민과 우리 국가를 위한 축제로 위대한 승리를 기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것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대담한 약속을 이행할 내 행정부의 시작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함께 역사와 전통이 깃든 이 순간을 축하하고 우리 국민을 위한 가장 놀라운 미래를 달성하기 위해 일할 것이며, 힘과 성공, 상식을 되찾아 오벌오피스(대통령 집무실)를 회복할 것”
이런 가운데 트럼프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13일 백악관에서 만나 정권 이양을 논의한다.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이 13일 오전 11시 대통령 집무실에서 만날 예정이라고 이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번 회동은 바이든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물러나는 대통령이 대통령 당선인을 백악관에서 면담하는 것이 미국 정치의 관례였다. 다만 트럼프는 2020년 대선 패배 뒤 바이든을 백악관으로 초청하지 않았다. 대선 결과가 조작됐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바이든은 이번 대선 이후 트럼프를 백악관으로 초청했다.
트럼프와 바이든이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는 것은 지난 6월 TV토론 이후 처음이다. 두 사람은 지난 9월 9·11 테러 기념식에서 만났지만 짧게 인사한 것이 전부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재입성'을 예약하면서 그의 집권 2기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월가 안팎에서 제기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유세 과정에 연준 업무에 대해 "발언할 권리가 내게 있다고 생각한다"고 여러 차례에 걸쳐 말해 연준의 독립성 침해 우려를 사왔다. 그는 8월 초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 최소한 거기(연준)서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1기 재임 기간에도 내내 자신이 임명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향해 금리 인하를 공개적으로 압박하기도 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