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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프로필] 트럼프 2기 백악관 비서실장… "얼음 아가씨' 수지 와일스 MAGA 출세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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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프로필] 트럼프 2기 백악관 비서실장… "얼음 아가씨' 수지 와일스 MAGA 출세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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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 와일스 트럼프 백악관 비서실장


재집권에 성공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선거 캠페인을 막후에서 이끌었던 수지 와일스공동선대위원장을 백악관 비서실장직에 발탁했다. 대통령을 최측근에서 보좌하는 백악관 비서실장직에 여성이 내정된 건 미국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와일스는 박빙이라던 예측을 깨고 대선을 완승으로 이끈 트럼프 당선 1등 공신으로 첫손에 꼽히는 인물이다.
트럼프는 성명을 내고 “수지 와일스는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정치적 승리 중 하나를 달성하는 데 도움을 줬다”면서 며 “2016년과 2020년 대선 당시 캠페인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는 “수지는 강인하고 똑똑하며 혁신적이고 보편적인 존경을 받고 있다. 그녀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Make America Great Again) 지칠 줄 모르고 계속 일할 것”이라고 했다.백악관 비서실장은 대통령의 정책 결정과 인사에 깊숙하게 관여하고 입법 과정에서 의회 수뇌부와의 협상도 이끄는 실세 중의 실세다. 그러면서도 다른 고위직과 달리 상원 인준 과정이 필요 없다. 여성이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와일스를 “미국에서 가장 위험하고 가장 알려지지 않은 정치기술자”라고 평가했다. 또 “현재 트럼프의 주변에서 그렇게 영향력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오랫동안 그의 주변에서 그렇게 영향력 있는 사람도 아무도 없었다”고 보도했다.와일스는 67세의 할머니다. 성공회 신자이다. 자칭 온건파다. 그녀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을 비롯해 두 명의 시장, 드산티스 주지사, 그리고 몇몇 하원의원과 함께 40년 이상 참모, 지역구 책임자, 커뮤니케이션 책임자, 비서실장 등으로 일했다.
와일스는 1990년대와 2000년대에 잭슨빌에서 존 델라니와 존 페이튼 시장을 위해 일했다. 2008년에는 존 매케인 대선 캠프의 공동 의장을 맡기도 했다. 와일스는 2015년 8월 뉴욕의 트럼프 타워에서 대선에 나선 트럼프를 처음 만났다. 그녀는 2016년 플로리다에서 트럼프가 이길 수 있도록 도왔다. 2018년 9월 말에는 드산티스의 부진한 선거 운동을 이어받아 주지사로 선출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선거에서 이긴 드산티스 주지사는 와일스를 주 공화당 최고위원직에서 축출했다. 악연이었다.

재선에 도전한 트럼프는 플로리다의 승리가 필요했다. 트럼프는 재선 실패 후에도 재도전을 준비하며 와일스에게 돌아와 달라고 요청했다. 그녀는 2021년 3월부터 ‘세이브 아메리카’ 팩(PAC)의 최고경영자로 취임했다.2013년에 세상을 떠난 와일스의 아버지 팻 서머럴은 미식축구 선수였다. 나중에 스포츠 캐스터로도 유명해졌다. 알콜 중독자였고 고무 호스로 자녀를 때리는 폭력적인 아버지였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7일(현지시간) '수지 와일스에 대해 알아야 할 5가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대중이 잘 모르는 그의 면면을 소개했다. 폴리티코는 그가 이번 트럼프 대선캠프 공동선대위원장으로서 과거 기능부전의 난맥상을 보였던 '트럼프 정치세계'를 보다 조직적인 체계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패배한 2020년 대선은 물론이고, 승리한 2016년 대선 때도 공통적으로 지적을 받은 부분은 과도한 내분, 뒷담화, 정보 유출 등으로 대표되는 캠프의 난맥상이었다.
트럼프는 2020년 대선 패배와 이듬해 1월6일 극성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태로 정치적 저점을 찍었을 때 '구원투수'로 영입한 인물이 와일스였는데,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됐다.폴리티코는 와일스가 가세한 이후 트럼프의 3번째 대선 캠프는 진영 내부 및 반대파로부터 공히 '프로다운' 조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소개했다.와일스는 탈선한 트럼프의 메시지가 정상 궤도로 복귀하도록 하고, 그의 일부 결정에 대해서는 그것이 왜 거대한 정치적 부채가 되는지 설명하는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폴리티코는 또 40여 년에 이르는 와일스의 정계 경력은 플로리다를 기반으로 한 선거캠프 운영 쪽에 집중돼 있었으며, 정부 조직 운영의 경험은 없다고 전했다.와일스는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캠프에 몸담기 전까지 수십년간 플로리다 정계에서 활동했다. 플로리다주 잭슨빌 시장의 비서실장, 하원의원실과 노동부의 하급 직원으로 일하며 중앙 및 지방 정부 업무를 한 적이 있지만 경력의 대부분은 플로리다를 거점으로 한 선거 캠페인에 몸 담았던 것이다.그의 이력 중 트럼프의 '킹메이커' 역할 외에, 별로 유명하지 않은 하원의원이었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2018년 주지사 선거 승리를 견인한 것도 널리 회자된다.

와일스는 디샌티스를 전국적 유명 정치인으로 만드는 데 기여했지만 그와 좋지 않게 정치적 결별을 했는데, 그에 대한 와일스의 '보복' 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디샌티스는 2020년 트럼프 재선 캠프에 몸담고 있던 와일스를 해고하라고 트럼프팀에 촉구한 일이 있었다. 와일스는 이를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와일스는 대선에 앞서 치러진 공화당 경선에서 디샌티스가 트럼프에 맞서 출마하자 자신이 속속들이 알고 있는 디샌티스 관련 정보를 활용해 트럼프의 공세를 주도했다.

폴리티코는 와일스가 공화당 내 사상적 성향이 다양한 인물들과 일해왔다고 전했다.1988년 대선 때 조지 H.W. 부시 공화당 후보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나섰던 댄 퀘일의 캠프 운영 부(副)책임자로 일했다. 2012년 대선 때는 미트 롬니 당시 공화당 후보의 플로리다 자문위원회 공동 의장을 맡았다. 전통적 공화당 주류로 구분되는 퀘일이나 롬니를 도왔던 이력뿐 아니라 강경 보수인 릭 스콧 연방 상원의원의 2010년 플로리다 주지사 선거 캠프도 운영한 적이 있다.

폴리티코는 와일스가 선거판에서 명성을 떨치는 동시에 오랜 기간 로비스트로 활동했다고 소개했다.그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AT&T, 주미 카타르대사관 등을 고객으로 둔 거대 로비회사 '머큐리'의 지도부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23년부터 올해 초 사이에 의회를 상대로 식품의약국(FDA) 규제와 관련된 로비 업무를 수행했다.

수지 와일스는 미국 뉴저지에서 나고 자랐다. 미국 메릴랜드대학을 졸업한 뒤 1979년 하원의원 참모를 거쳐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1980년 대선 캠프에 몸담기도 했다. 정계에 입문한 40여년 경력의 베테랑 정치 컨설턴트이다. 트럼프 대톨령은 수지 와일스를 얼음 아가씨라고 불러왔다. 지난 6일 대선 승리 연설 중 공동선대위원장 크리스 라시비타와 함께 와일스를 연단 중앙으로 불러낸 뒤 와일스에 대해 "우리는 그녀를 '얼음 아가씨'(ice maiden)라고 부른다"며 " 얼음 아가씨 수지는 뒤에 있는 것을 좋아하지만 영원히 뒤에 있을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