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은 “트럼프 당선인이 관련 산업 분야에서 발을 빼면 중국의 선도적인 지위가 더욱 강화돼 중국을 통제하기가 더욱 어렵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을 제외하고, 전 세계적으로 비야디(BYD) 등 중국산 전기차를 비롯해 중국산 스마트폰이나 태양광 패널 사용을 점점 더 늘리고 있어 미국이 중국을 봉쇄하려다 오히려 고립될 수 있다.
미국에서 다수의 전문가는 트럼프 당선인이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IRA를 전면 폐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이 법에 따라 다수의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고, 연방과 지방 의회의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이 초당적으로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을 지지하고 있다고 이 매체가 강조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 정부가 트럼프 당선인 정부가 출범해도 IRA 시행을 중단하지 못하도록 임기 내 관련법 집행을 서두르고 있다. 알리 자이디 백악관 국가 기후 고문이 최근 미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와 한 인터뷰에서 “트럼프와 공화당이 바이든의 기후변화 법률을 되돌려 놓기를 희망하지만, 이미 청정에너지 전환 정책의 모멘텀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자이디 고문은 바이든 정부가 향후 몇 개월 동안 이 법 시행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폴리티코는 바이든 정부가 IRA와 반도체 지원 및 과학법(칩스법)에 따라 수천억 달러의 인센티브를 제공해 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아직 집행하지 않은 도로·교량·댐 등의 사업으로 전용하겠다고 밝혔었다.
IRA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등을 없애려면 의회의 법 개정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행정명령을 통해 지급 요건을 더 까다롭게 바꿀 수 있다.
중국은 트럼프 정부 출범 이전에도 이미 글로벌 핵심 기술 분야의 선도 국가로 부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블룸버그 산하 블룸버그인텔리전스·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은 13개 핵심 기술 영역 중 전기차·리튬배터리, 무인항공기(UAV), 태양광 패널, 그래핀(차세대 나노 신소재의 일종), 고속철 등 5개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라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중국이 선두는 아니지만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된 분야로는 LNG 수송선, 제약, 대형 트랙터, 공작기계, 로봇,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7개였고, 세계 수준에 뒤진 분야는 상업용 항공기 1개에 불과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