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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美 대선 이후 '파멸 소비' 급증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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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美 대선 이후 '파멸 소비' 급증할 것"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충동구매 증가, 개인 파산 위험 고조

일부 미국인들이 대통령 선거 이후에 좌절감과 불안감 해소를 위해 충동 구매를 하는 '파멸 소비'에 나서고 있다고 CNN이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일부 미국인들이 대통령 선거 이후에 좌절감과 불안감 해소를 위해 충동 구매를 하는 '파멸 소비'에 나서고 있다고 CNN이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사진=AP/연합뉴스
미국인들이 대통령 선거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파멸 소비(doom spending)에 나서고 있다고 CNN이 1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파멸 소비란 젊은 세대들이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으로 인해 저축 대신 여행이나 명품 등 사치품에 돈을 쓰는 경향을 뜻한다.

CNN은 “파멸 소비는 정치·경제 등 중대한 이슈에 대한 불안감을 달래려고 소비하는 행태로 유튜브, 틱톡, 레딧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널리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신이 노력해도 미래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좌절감으로 인해 당장 자신이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소비를 한다고 이 매체가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파멸 소비가 일시적으로 만족감을 줄 수 있으나 소비자의 장기적인 재정 상황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튜잇 크레딧 카르마가 지난 2023년 11월 1000명 이상의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96%가 현재의 경제 상태를 우려하고 있으며, 이 중 4분의 1 이상이 여기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파멸 소비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전 세대에 걸쳐 약 3분의 1이 저축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CNN이 전했다. 경제에 대한 비관론 등으로 인해 현재와 미래가 불확실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파멸 소비를 하는 경향을 보인다.

미국에서는 소셜미디어 노출이 상대적으로 많은 젊은 층이 사회에 대한 불만으로 파멸 소비를 하는 경향이 있다고 CNN이 짚었다. 뱅크레이트 조사에서 미국인의 절반 이상이 온라인을 통해 지속해서 나쁜 뉴스에 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대선이 끝난 뒤에 젊은 층의 파멸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CNN이 보도했다. 특히 민주당과 해리스 후보를 지지했던 젊은 층이 좌절감과 상실감에 빠질 수 있다. 젊은 층이 대선 후보 뉴스에 끊임없이 노출되면서 불안감이 확산하고, 이를 일시적으로 해소하려고 충동구매를 할 것으로 예상됐다.

CNN은 “트럼프 당선인 정부가 지표상으로 강한 경제를 물려받는다”면서 “낮은 실업률, 선진 7개국(G7) 중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상태에서 정권이 이양된다”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도 크게 낮아졌다. 하지만 미국의 다수 유권자는 조 바이든-카멀라 해리스 정부의 경제정책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트럼프 당선인에게 한 표를 던졌다.

미국 상무부는 대선 직전인 지난달 31일9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가 전년 대비 2.1%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1년 3월 이후 3년 7개월 만에 가장 은 수준이다. PCE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주로 참고하는 물가지표다. 연준은 물가를 2%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고, 9월 PCE는 이에 근접한 수치다.

그러나 상당수 미국인은 주거비 부담 증가와 장바구니 물가 상승 등을 이유로 인플레이션이 내려갔다고 여기지 않는다. 이들은 미국 경제가 나쁘다고 여기고, 민주당의 해리스 대선 후보에게 그 책임을 물었다.

미국의 정치와 경제 현실에 대한 불만으로 파멸 소비를 하면서 미국인의 빚 부담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대치로 늘어났다. 대출 원리금을 갚지 못해 조만간 신용불량자가 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미국 소비자2020년 4월 이후 최대 규모로 늘었다.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지난달 공개한 소비자 기대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향후 3개월 이내에 대출 원리금 등을 갚지 못해 연체에 빠질 것 같다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14.2%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 4월 이후 4년 5개월 만의 최고치다.

뉴욕 연은의 가계신용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미국 신용카드 부채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0억 달러(5.8%) 늘어난 1조1400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용카드 연체율(30일 이상)도 9.1%까지 치솟으며 2011년 1분기(9.7%)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