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2월 인도 선물은 전날에 비해 3.32%(2.34달러) 하락한 배럴당 68.0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시각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1월 인도 선물은 2.75%(2.04달러) 하락한 배럴당 71.83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주말 발표된 중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0.3%로 9월의 0.4%에 비해 둔화하는 등 4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월간 공장 가동률도 다시 하락하면서 중국의 수요 약화 전망을 뒷받침했다. 중국 당국의 잇따른 경기부양책에도 소비가 늘지 못하면서 중국 경제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탓으로 풀이된다.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달러가 주요 통화에 대해 상승 폭을 확대하면서 유가를 더욱 압박했다. 유로와 엔 등 주요 6개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는 지난 5일 미국 대선 직후의 고점을 넘어 추가 상승했다. 달러 강세는 석유와 같이 미국 통화로 표시된 상품을 다른 통화로 매수할 경우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이달 초 WTI에 대한 헤지펀드들의 낙관론이 3월 이후 최고치에 도달했지만, 분위기는 이내 사그라들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산유국 연합체인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가 증산 연기를 결정하고 중동 분쟁이 재발하면서 유가를 떠받쳤으나 그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TD증권의 다니엘 갈리 상품 전략가는 고객 메모에서 "OPEC+의 증산 연기는 원유 가격에 내재된 공급 위험을 일시적으로 증가시켰을 뿐”이라며 “원유 공급과 관련한 지정학 위험이 되살아나지 않는다면 유가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은 12일 발표될 OPEC의 내년도 전 세계 수요 전망을 주목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은 이날 메모에서 OPEC 이외 산유국의 원유 공급량이 2025년 하루 140만 배럴, 2026년 9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