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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2% 넘게 하락...中 수요 전망 약화·달러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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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2% 넘게 하락...中 수요 전망 약화·달러 강세

2017년 5월 3일 미국 텍사스주 미들랜드 근처의 퍼미안 분지에서 오일 펌프가 작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17년 5월 3일 미국 텍사스주 미들랜드 근처의 퍼미안 분지에서 오일 펌프가 작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국제유가가 11일(현지시각) 뉴욕 선물시장에서 2% 넘게 하락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수요 증가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실망으로 바꿔 놓은 뒤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국 달러 강세와 내년도 원유 공급 증가 전망 등도 유가에 하락 압력으로 가세했다. 원유를 비롯한 상품 가격은 미국달러 가치와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2월 인도 선물은 전날에 비해 3.32%(2.34달러) 하락한 배럴당 68.0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시각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1월 인도 선물은 2.75%(2.04달러) 하락한 배럴당 71.83달러에 마감했다.
WTI와 브렌트유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8일에도 모두 2% 넘게 급락했다.

지난 주말 발표된 중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0.3%로 9월의 0.4%에 비해 둔화하는 등 4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월간 공장 가동률도 다시 하락하면서 중국의 수요 약화 전망을 뒷받침했다. 중국 당국의 잇따른 경기부양책에도 소비가 늘지 못하면서 중국 경제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탓으로 풀이된다.
증권사 엑스엠(XM)의 아킬레아스 게오르골로풀로스 시장 분석가는 로이터에 "중국의 인플레이션 수치가 다시 약세를 보였으며, 특히 생산자물가지수(PPI)의 연간 변동률이 마이너스 영역으로 더 떨어지자 시장의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면서 "중국의 경제 모멘텀이 여전히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달러가 주요 통화에 대해 상승 폭을 확대하면서 유가를 더욱 압박했다. 유로와 엔 등 주요 6개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는 지난 5일 미국 대선 직후의 고점을 넘어 추가 상승했다. 달러 강세는 석유와 같이 미국 통화로 표시된 상품을 다른 통화로 매수할 경우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이달 초 WTI에 대한 헤지펀드들의 낙관론이 3월 이후 최고치에 도달했지만, 분위기는 이내 사그라들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산유국 연합체인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가 증산 연기를 결정하고 중동 분쟁이 재발하면서 유가를 떠받쳤으나 그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TD증권의 다니엘 갈리 상품 전략가는 고객 메모에서 "OPEC+의 증산 연기는 원유 가격에 내재된 공급 위험을 일시적으로 증가시켰을 뿐”이라며 “원유 공급과 관련한 지정학 위험이 되살아나지 않는다면 유가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은 12일 발표될 OPEC의 내년도 전 세계 수요 전망을 주목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은 이날 메모에서 OPEC 이외 산유국의 원유 공급량이 2025년 하루 140만 배럴, 2026년 9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