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는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정부가 암호화폐를 더욱 전향적으로 수용할 준비를 하도록 준비하고 있고, 연방정부의 관련 정책 결정 기관에 친암호화폐 산업 관련자들을 임명할 수 있도록 예비 후보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차기 정부가 암호화폐 관련 산업에 대한 유연한 규제 환경을 조성하려고 한다고 이 신문이 강조했다. 미국 언론은 가상화폐 관할 당국이 SEC에서 연방거래위원회(FTC)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SEC 위원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유력 인사로는 대니얼 갤러거 전 SEC 위원이 꼽힌다. 그는 현재 테크기업 로빈후드에 근무하고 있으며 이 회사는 암호화폐 지갑과 주식 거래 등을 주 업무로 하고 있다. 갤러거 전 위원은 SEC가 과도하게 암호화폐 산업을 규제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로이터 통신은 SEC를 이끌 또 다른 후보로 폴 앳킨스가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앳킨스는 2016년 트럼프 인수위원회의 일원이었고, 과거 SEC 위원을 지냈다. 현재 컨설팅 회사인 파토맥 글로벌 파트너스(Patomak Global Partners)의 최고경영자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첫날 암호화폐 규제에 앞장섰던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을 해임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겐슬러 위원장은 명시적으로 사퇴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다.
WP는 “SEC 위원장 교체가 어떻게 되든 미 정부의 암호화폐에 대한 접근책이 극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암호화폐 기업들이 미국 정치에서 핵심 선거자금 공여자로 등장했고, 이번에 의회 선거에서도 다수의 친암호화폐 후보를 당선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코인베이스를 비롯한 암호화폐 업체들은 1년 전 암호화폐에 비판적인 정치인을 겨냥한 슈퍼팩(super PAC·정치자금 모금 단체)인 페어셰이크에 1억7000만 달러(약 2369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했다. 이 단체는 이번 선거 기간 1억3500만 달러(약 1880억원)를 지출했고, 암호화폐에 비판적인 상원 은행위원회 위원장 세러드 브라운 의원(민주) 등의 낙선을 이끌어냈다.
AP통신 집계에 따르면 암호화폐에 친화적인 슈퍼팩이 지지한 후보 58명 가운데 최소 54명이 당선됐다. 로비 단체 '스탠드위드크립토'는 미 의회에서 암호화폐에 우호적인 정치인이 284명, 비판적인 정치인이 132명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