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도입될 것으로 추정되는 관세가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일본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금리 인하와 미국의 선거 시즌이 끝나면서 경기 사이클에 민감한 주식을 매수 기회로 보고 있지만,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은 관세가 높아지면 주요 투자 리스크가 될 것이기 때문에 이에 따라 비중을 조정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기업이 일본 자동차 기업 스바루다. 이곳은 수출이 사업의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매출의 80%를 북미에서 창출하고 있다.
이런 우려로 스바루의 주가는 10월 말 대비 13% 하락했다. 비슷한 매출 비중을 가지고 있는 마쓰다도 9%, 비자동차 주식 중 미국 비중이 적지 않은 올림푸스 또한 2% 하락했다.
반면 해외 매출에서 미국에 대한 노출이 적은 주식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 주로 공급하는 미쓰비시 전기의 주가는 10월 말 대비 15% 상승했다. 미쓰비시의 영업이익은 9월 말까지 6개월 동안 전년 대비 30% 증가했는데, 공장 자동화 부문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트럼프 관세가 현실화되더라도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시작되면 시장 상황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보고 있다.
그뿐만 아니다. 전체 매출의 절반이 중국에서 발생하는 전자회사 TDK의 주가는 10월 말 대비 11% 상승했다. 중국에서 매출의 40%를 창출하는 히로세 전기 또한 주가가 3% 상승하고 있는 상태다.
프랑스 투자회사 아문디 재팬 주식투자 책임자 이시하라 히로미는 “투자자들은 관세 위험을 피하기 위해 해외 수요 주식 중에서도 현지 생산과 현지 판매 비중이 높은 기업을 선호하고 있다”며 “신에츠 화학은 매출 비중 30%가 미국이지만, 다수의 제품을 수요가 많은 지역 근처에서 생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SBI 증권의 수석 애널리스트 하타노 아케미는 “투자자들의 관심은 대미 수출 비중이 높고,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의 수혜를 받으며 폭넓은 해외 지역에서 성장이 기대되는 종목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대미 수출이 높으며 엔·달러 환율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일본 종목들에 대한 비중이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과거와 같이 엔저로 일본 주식 상승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익명을 요구한 솜포자산운용 선임 투자 매니저는 “가까운 시일 내에 환율 방향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엔화 약세에 따른 수혜가 매수 요인으로 작용하기는 어렵다”며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 기준은 “글로벌 산업에서 점유율이 높고 경쟁력이 있으며, 가격이 저렴하고 환율에 관계없이 꾸준히 수익을 늘릴 수 있는 종목”이라고 언급했다. 올해 초 광풍처럼 불어닥쳤던 일본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단순히 엔저 현상을 두고 일본 주식을 마구잡이로 사들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노무라 증권의 수석 주식 전략가인 기타오카 도모치카는 일본 증시 상황에 대해 “중간 재무 실적이 대체로 부진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12일 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57.23 (-0.40%)포인트 하락한 39,376.09 포인트로 마감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