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여파로 10월 항공기 인도 대수는 2020년 이후 4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분할 밖에 답이 없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14대 인도
보잉은 12일(현지시각) 지난 10월 한 달 항공기 인도 대수가 14대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봉쇄 충격으로 항공기 수요가 급감했던 2020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보잉은 당시 잇단 추락 사고로 전 세계에서 737맥스 운항이 중단된 뒤 운항 재개 시기와 맞물려 밀어닥친 팬데믹으로 이중타를 맞은 바 있다.
지난달 인도된 항공기 14대 가운데 9대는 보잉의 베스트셀러 737맥스였다.
보잉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직원들이 조업을 계속해 항공기 인도 절차를 끝맺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4대 인도를 포함해 보잉은 올 들어 305대를 인도했다.
유럽 경쟁사인 에어버스의 항공기 인도 대수 559대의 거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생산 재개, 수 주일 필요
보잉은 지난주 노조와 4년에 걸친 38% 임금 인상안에 합의하며 7주 넘게 지속된 파업을 마침내 끝냈다.
그러나 정상 조업은 요원하다.
9월 13일 파업을 시작하면서 작업장을 이탈한 노조원 3만2000여명은 이날까지 복귀하기로 했지만 정상 조업을 재개하려면 앞으로 수 주일은 걸릴 전망이라고 보잉은 밝혔다.
보잉은 작업장 안전을 다시 평가해야 하고, 직원별 직무도 재할당해야 한다. 또 직원들이 최신 매뉴얼을 숙지하고 있는지도 점검한 뒤에야 정상 조업을 재개할 수 있다.
보잉 최고경영자(CEO) 켈리 오트버그는 지난달 실적 발표 자리에서 생산을 재개하는 것은 생산을 중단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분할이 답
보잉을 여러 회사로 쪼개는 것만이 해법이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기업 분할 특화 업체인 디엣지 창업자 짐 오스먼은 10일 포브스 칼럼에서 “보잉을 여러 부문으로 쪼개는 것이 보잉의 내재가치를 구현하고, 주주들에게는 장기 성장으로 향하는 더 명확한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용기, 방산, 서비스 부문을 쪼개는 것이 답이라는 것이다.
보잉은 3분기 상용기 부문에서 74억 달러, 방산과 서비스 부문에서 각각 55억 달러, 49억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737맥스 등이 포함된 상용기 부문과 방산 부문은 적자였다.
서비스 부문은 보잉의 품질 문제, 생산 저하, 비용 상승 등 고질적 문제 속에서도 유일하게 흑자를 지속했다.
오스먼은 보잉을 쪼개 분사하면 주가를 2배 끌어올릴 수 있다고 장담했다.
그는 보잉을 부문별로 분사하면 각 부문이 한정된 자원을 목표 달성을 위해 더 집중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스먼은 제너럴일렉트릭(GE) 역시 GE에어로스페이스와 GE버노바, GE헬스케어로 분사한 뒤 기업 가치가 급격히 높아졌다는 점을 예시로 들었다. GE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기 엔진, GE버노바는 터빈 등 발전 부품, GE헬스케어는 의료장비를 만드는 곳이다. 사업 영역이 겹치지 않는다.
2018년기업 가치가 1000억 달러를 밑돌던 GE가 분사 뒤 수 주일만에 합계 기업가치가 3300억 달러 후반대로 치솟았다고 오스먼은 강조했다.
그러나 GE와 달리 보잉은 분할이 어렵다는 비판도 있다.
버티컬 리서치 파트너스의 롭 스톨라드 애널리스트는 배런스에 보잉의 상용기 부문과 방산 부문은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돼 있다면서 GE처럼 분사를 통해 각자 기업 목표에 매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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