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의 대선 승리로 외환 트레이더들이 유로화 및 위안화의 약세에 베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미국 증권예탁결제원(DTCC) 자료를 인용해 유로/달러 및 달러/위안 옵션 거래가 지난 11일 가장 많이 거래된 계약이었다고 보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이반 스타메노비치 아시아·태평양 G10(주요 10개국) 외환 트레이딩 책임자는 “지난주 후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결정과 중국 입법회의를 앞두고 트레이더들이 전술적 거래에 나섰지만,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 이후 유로와 위안화에 대한 달러 강세 베팅이 다시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중국은 지난주 지방정부의 부채 부담을 일부 완화하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전면적인 재정 지원은 시행하지 않으면서 시장에 실망감을 안겼다. 투자자들은 중국의 경제 회복에 전면적인 재정 지원이 필수적 요소라고 인식해 왔다.
미국 대선 결과 트럼프의 관세 인상 및 감세 계획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진 점도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이란 우려를 증폭하며 달러 강세 베팅으로 이어졌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지명한 행정부 요직의 면면을 봤을 때 중국에 대한 강경 노선이 확고할 것이란 분석을 낳고 있다. 트럼프는 중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해온 마코 루비오 연방 상원의원을 국무장관으로 발탁할 예정이다. 또한 중국이 다른 어떤 나라보다 미국에 ‘더 큰 위협’이라고 언급했던 마이크 왈츠 플로리다주 하원의원이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임명될 예정이다.
유로화의 경우 독일의 정치적 불안정에 따른 하락 압력에도 직면해 있다.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조기 총선이 2월로 앞당겨질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정치 불확실성이 유로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
JP모건체이스 싱가포르의 니라즈 아타블 아시아·태평양 지역 마케팅 책임자는 “아시아 시장에서 거래하는 많은 고객이 특히 유로, 엔화 및 역외 위안화에 대한 달러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옵션 거래 방법을 찾고 있다”면서 “이는 미국 대선으로 인해 성장률 및 금리 격차 전망에 괴리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향후 환율 변동 움직임을 측정하는 주요 통화의 내재 변동성도 미국 대선 당일 하락한 이후 줄곧 상승세다. 6개월 동안의 달러/역외 위안화 예상 변동 지표는 대선 직전일 수준을 넘어섰고, 유로/달러 변동성 지표는 지난 11일에 6월 이후 최고치로 상승했다.
싱가포르 소재 바클레이스의 무쿤드 다가 아시아 외환 옵션 책임자는 “달러/위안의 경우 7.35~7.40까지 상승할 것이란 심리가 강하며, 유로/달러화는 등가(패리티·parity)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위안 역외 환율은 12일 거래에서는 7.2330위안을 중심으로 거래됐다. 유로/달러 환율은 13일 오전 아시아 거래에서 1.0617달러에 거래됐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