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은 미국 가구 중에서 가계소득이 10만 달러가 넘는 비율은 전체의 36%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9년 3분기 당시에는 미국 가구의 59%가 신규 주택을 살 수 있는 여력이 있었으나 5년이 지난 현재 이 비율이 36%로 감소했다.
미국의 주요 도시에 따라 주택을 살 수 있는 연소득에는 차이가 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는 올해 3분기 기준으로 연간 가계소득이 46만1000달러(약 6억5000만원)가 넘어야 이 지역 주택 중간 가격인 189만 달러(약 26억6000만원)의 집을 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인의 주택 구매 능력이 하락한 대표적인 요인으로는 모기지 금리 상승이 꼽혔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9월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단행하고, 다시 지난 7일 0.25%포인트를 추가로 내렸다. 그러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되레 상승하고 있다.
CNN은 “2019년 3분기 모기지 금리가 3.7%였으나 지난해 4분기에 7.3%로 2배 이상 뛰었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책 담보대출업체 프레디맥은 지난주 미국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평균금리가 6.7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주 6.72%에서 0.07%포인트 상승한 것이고, 올해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 경제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견실한 성장 추세를 보여 향후 물가상승률이 다시 올라갈 수 있다는 예상으로 모기지 금리가 오르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 10월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미 노동부는 10월 미국 CPI가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9월 당시 2.4%에 비해 0.2%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소비자 물가가 연간 상승률 기준으로 둔화세를 멈추고 반등한 것은 지난 3월 이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물가지수의 최근 변화 흐름을 반영하는 전월 대비 상승률은 0.2%로 지난 7월 이후 4개월째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3%로 9월 상승률과 같았다.
지난 8월 미국 주요 도시들의 주택 가격이 역대 최고 수준을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다우존스 인덱스는 지난 8월 미국의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20개 도시 기준)가 전년 동기 대비 5.2% 상승해 사상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도시별로는 뉴욕 집값이 8.1% 올라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라스베이거스(7.3%↑), 시카고(7.2%↑)가 뒤를 따랐다. 콜로라도주 덴버는 집값 상승률이 전년 대비 0.7%로 주요 20개 도시 중 가장 낮았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