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 시각) 블룸버그는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 소형주들이 급등세를 이어가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상승 추격에 주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형주로 구성된 러셀 2000 지수는 지난 5일 대선 이후 약 6% 상승하며 다른 주요 지수를 상회하고 있다. 여기에는 트럼프가 내세운 감세와 규제 완화, 관세 인상이 미국 내 사업 기반을 둔 소형주들의 입지를 유리하게 만들 것이라는 추측이 저변에 깔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물가 상승 압력이 다시 강해져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폭이 예상보다 작아지는 것에 경계감을 보이고 있다.
사미아 사마나 웰스파고 인베스트먼트 인스티튜트(WFII) 수석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인플레이션은) 아마도 시장이 과소평가하고 있는 가장 큰 리스크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소형주에 대한 투자 판단을 중립으로 설정한 사마나는 “현재로서는 대형주의 질과 이익증가율이 더 높다”며 “현재 상황이 좋지 않은 소형주에 투자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어서 소형주 매수를 늘리고 싶은 투자자는 현재 수준이 아니라 상승세를 기다리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상대적으로 부채가 많은 소형주 기업들은 금리가 오르면 차입 비용이 증가해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러셀 2000 지수의 연초 이후 상승률은 약 19%로 S&P500 종합지수 26%, 나스닥 종합지수 28%에 미치지 못한다.
반면 LSEG에 따르면, 러셀 2000 구성 종목의 예상 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28.3배 내외로 S&P500의 22.7배를 상회해 고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짐 캐런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우리가 중시하는 것은 수익과 품질이며, 소형주는 그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댄햄 앤 어소시에이츠 인베스트먼트 카운슬의 라이언 딕먼스 CIO는 소형주 보유를 확대했다고 밝히면서도 부채가 적은 기업으로 투자 대상을 좁혔다고 설명한다.
그는 “1년만 더 지금과 같은 고금리가 지속되면 많은 소형주 기업들이 고갈될 것”이라며 부채 이자 지급과 신규 차입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