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는 “연준 고위 인사들이 인플레이션 통제에 자신감을 보이면서 목표치인 2%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드러냈고, 현재의 기준 금리 4.5~4.75%보다 더 낮춰 중립 금리로 향해 갈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 매체는 “이들은 현재의 금리 수준이 여전히 소비와 투자를 제약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연준 고위 인사들이 중립 금리 수준에 어느 정도 빠른 속도로 접근해야 할지 여전히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파월 의장이 지난 14일 미국 경제가 여전히 강세를 보인다고 평가함으로써 이 논의가 더 길어질 것임을 예고했다”고 짚었다.
트럼프 당선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내년 1월 28, 29일에 열리는 FOMC 회의에서 기준 금리와 현재와 같은 4.5~4.75%로 동결돼 있을 가능성은 25.9%, 4.25~4.50%로 내려갈 가능성은 54.3%, 4~4.25%로 인하 가능성은 19.8%로 나타났다.
특히 내년 1월 20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한다. 트럼프 정부 2기는 감세와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 등의 정책 시행으로 물가를 자극할 것이라는 게 월가의 대체적 분석이다. 이에 따라 연준이 내년에는 상당 기간 금리를 내리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JP모건 자산운용의 유럽·중동·아프리카 시장 수석 전략가인 카렌 워드는 연준이 내년에 금리 인하를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 등은 트럼프 당선인 정부 출범이 통화 정책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그렇지만, 시장은 이미 트럼프 변수를 투자에 반영하고 있다.
수전 콜린스 미국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5일 연준이 기준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한 시점이 오고 있고, 12월 기준 금리 인하 여부도 경제지표를 더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콜린스 총재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우리가 더 천천히, 더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적절한 시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전날 파월 의장도 "미국 경제가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어떤 신호도 보내고 있지 않다"라고 밝혔었다.
연준 내 대표적인 비둘기파인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전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12~18개월간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목표치 2%를 향해 진전을 보이는 한 기준 금리는 지금보다 더 많이 낮을 것이고, 이는 대선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12~18개월의 시간은 매우 흥미로울 것이고, 그것은 (예상보다) 훨씬 더 느린 속도로 들릴 수 있다”고 말해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분의 2에 달하는 소비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 것도 금리 인하 속도 조절론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10월 소매판매가 7189억 달러로 전월 대비 0.4%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0.3% 증가를 웃도는 수준이다. 상무부는 9월 소매 판매 증가율을 기존 0.4%에서 0.8%로 수정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