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는 공식적인 정부 기관이 아니며 정부 예산은 의회가 관할권을 행사한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 정부의 핵심 실세로 떠오는 머스크가 정부의 예산 낭비를 막을 목적으로 국방 예산을 비롯한 연방 정부 예산의 대폭적인 삭감을 추진할 것이라고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전했다.
2조 달러는 연방 정부 전체 예산의 3분의 1 수준에 달한다. 지난 회계연도 미국 연방 정부 예산은 약 6조7500억 달러였다. 사회보장 예산을 제외한 연방 의무 지출을 삭감하려면 미 상원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여당인 공화당은 이번 선거에서 상원의 다수당 지위를 탈환했기에 트럼프 당선인의 의지만 있으면 대규모 예산 삭감이 가능하다.
머스크는 전함, 항공기, 전차 등의 구매 계약이 장기간에 걸쳐 이뤄져 정부 예산이 오랫동안 지출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그렇지만, 머스크는 자기가 소유한 우주 기업 스페이스 X가 정부 계약을 따내면서 정부에 엄청난 비용 부담을 주었다고 이 매체가 지적했다.
머스크는 지난 14일에는 엑스에 정부효율부 계정을 만들고 "우리는 비용 삭감 업무에 매주 80시간 이상 일할 용의가 있는 초고지능(super high-IQ)의 작은 정부(small-government) 혁명가들이 필요하다"라며 구인 광고를 냈다.
뉴욕 타임스는 이날 머스크가 그동안 자신이 소유한 기업에서 '우선 후려치고, 나중에 고치고(Slash First, Fix Later)' 방식으로 비용을 절감해 왔고, 이를 정부에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냉혹할 정도로 비용 삭감에 대해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그동안의 관행 등도 거의 신경 쓰지 않으며 때로는 제품 안전까지 위협할 정도로 비용을 삭감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고 NYT가 그와 함께 일한 사람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NYT는 정부와 같은 복잡한 시스템에서는 사회적 반발이나 정책적 제약으로 인해 민간 기업처럼 단순히 비용을 줄이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머스크의 비용 절감 방식이 공공 부문에서 효과가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NYT가 짚었다.
머스크는 이날 트럼프 2기 첫 재무장관감으로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의 하워드 러트닉 CEO를 공개 지지했다. 머스크는 소셜 미디어 엑스에 올린 글에서 러트닉이 "실제로 변화를 이룰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러트닉은 현재 트럼프 정권 인수팀의 공동 위원장을 맡고 있다.
머스크는 러트닉과 나란히 재무장관 하마평에 올라와 있는 헤지펀드 '키스퀘어 그룹' 창업자 스콧 베센트에 대해서는 "늘 해오던 대로의 선택이고, 이런 선택이 미국을 파산하게 만들고 있기에 우리는 어느 쪽으로든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