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블랙웰 서버 발열 문제는 해결했다고 젠슨황이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밝혔다. 그럼에도 뉴욕증시 시간외거래 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하락"하고 있다. 21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이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았다. 엔비디아는3분기(8∼ 10월) 실적 발표에서 350억8천만 달러(49조1천190억원)의 매출과 0.81달러(1천134원)의 주당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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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정보기술(IT)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소식통을 인용해 엔비디아의 블랙웰이 맞춤형으로 설계된 서버 랙에 연결됐을 때 과열되는 문제가 발생해 고객사들을 우려하게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또 엔비디아 직원의 말을 인용해 엔비디아 측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버 랙의 설계를 변경하도록 공급업체들에 여러 차례 요구했다고 전했다.
엔비디아 측은 이에 대한 로이터 통신의 논평 요청에 "엔비디아는 우리 엔지니어링 팀과 절차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선도적인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와 협력하고 있다"며 "엔지니어링을 되풀이하는 것은 정상적이고 예상되는 일"이라고 답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3월 블랙웰을 처음 공개했으며, 이 칩을 올해 2분기에 출시할 수 있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이후 블랙웰 자체 생산 과정에서 결함이 발견돼 출시 시기가 당초 예정보다 최소 3개월 늦춰졌다는 보도가 나왔고, 엔비디아는 지난 8월 실적 발표 당시 블랙웰을 4분기(11∼1월)부터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3일 한 행사에 참석해 "블랙웰에 설계상 결함이 있었다"고 시인하면서 "블랙웰 칩셋을 작동시키기 위해 7가지 유형의 반도체를 처음부터 다시 설계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번에 블랙웰에 다시 서버 과열 문제가 발생했다는 디인포메이션의 보도가 맞는다면 이 칩을 주문한 고객사 메타나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구글) 등은 이 제품을 자사의 데이터센터에 적용하기까지 더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가격이 4만달러(약 5천584만원)에 이르는 블랙웰은 엔비디아의 첨단 프로세서 2개를 비롯해 수많은 부품으로 구성되는데, 칩에 들어가는 부품이 늘어날수록 결함이나 발열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대표이사(CEO)와 일본 소프트뱅크그룹(SBG)의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 회장이 13일 대담을 갖고 인공지능(AI)의 최신 동향과 미래 비전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두 사람은 양사가 협력해 AI 슈퍼컴퓨터를 만들 계획을 발표하는 한편 소프트뱅크그룹의 엔비디아 인수 시도 에피소드도 들려줬다.
황 CEO는 이날 도쿄 엔비디아 AI 서밋 재팬(NVIDIA AI Summit Japan) 행사에서 마련된 손 회장과 대담에서 AI 혁명을 '큰 파도'라고 표현하며 "모든 산업이 영향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든 업계, 나라에서 독자적인 AI를 만들어내야 한다"며 "새로운 산업혁명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인프라가 필요하고 스타트업에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손 회장은 "기업 지원에는 기부도 필요하다"며 AI와 관련해 더 많은 지원에 나설 뜻을 시사했다.
손 회장은 자신이 힘을 쏟고 있는 분야를 AI 로보틱스라고 소개하며 '퍼스널 에이전트'(Personal Agent)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일본의 문화와 행동 방식을 아는 전용 AI가 어릴 때부터 옆에서 인간을 돕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두 사람의 대담에서는 소프트뱅크그룹과 엔비디아의 오랜 인연도 눈길을 끌었다.
황 CEO는 "상상해 보라. 소프트뱅크그룹이 우리의 최대 주주였다면…"이라고 말하자 손 회장은 우는 흉내를 내면서 "세 번 (엔비디아 인수를) 시도했다"고 털어놓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손 회장은 2016년 소프트뱅크그룹이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암'(Arm)을 인수한 다음 날 사석에서 황 CEO에게 엔비디아 인수를 제안했다.
두 번째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2016년 12월 엔비디아 주식을 약 5% 취득했다가 2019년 주가가 급락하자 시장 압력에 모두 판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2020년 소프트뱅크그룹이 엔비디아에 암을 매각하는 대신 엔비디아 주식을 약 8% 취득하는 계약을 맺었지만, 미국과 유럽에서 경쟁법 위반 우려가 제기되면서 결국 2022년 단념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5일 뉴욕 증시에서 애플을 제치고 시가총액 1위에 오르는 등 AI 시대 최대 승자로 꼽힌다.
소프트뱅크그룹도 자회사로 암을 보유하고 있으며 챗GPT 개발사 오픈AI에 투자하는 등 AI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황 CEO는 기자회견에도 참석해 소프트뱅크그룹 등 일본과의 협력 의지를 밝혔다.
그는 "TSMC는 뛰어난 회사이지만 기업이 탄력성을 갖추려면 공급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며 제조거점 분산 필요성을 언급했다.
엔비디아는 AI에 핵심적인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개발하지만 생산은 대만 TSMC에 위탁하고 있다.
그는 또 일본 홋카이도에서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인 첨단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에 제조를 위탁할지 질문받지 "라피더스에 신뢰를 둔다"며 "그때가 온다면 명예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는 라피더스가 엔비디아의 미래 생산위탁 선택지가 될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이라고 닛케이는 의미를 부여했다.
일본 정부 주도로 설립된 라피더스는 2027년 최첨단 2나노(㎚·10억분의 1m) 제품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황 CEO는 "일본 기업과 협력해 AI 혁명에서 우위를 취해 가고 싶다"며 "일본에 개발 거점을 개설하는 것은 환영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일본 기업을 지원하고 싶다"고도 말했다.
한편, 소프트뱅크그룹은 엔비디아의 블랙웰 반도체를 탑재한 일본 내 최고 성능의 AI 슈퍼컴퓨터를 만들 계획이라고 이날 발표했다.
이 슈퍼컴퓨터는 컴퓨터 프로세서와 이른바 AI 가속기 칩을 결합한 엔비디아의 DGX B200 제품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두 기업은 또 엔비디아 설비를 이용한 AI 통신망(AI 랜)도 구축하는 등 협력할 예정이다.
황 CEO는 "앞으로 일본 전역에 걸쳐 AI 통신망이 구축될 것"이라면서 "기존의 통신 네트워크는 AI 네트워크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는 AI 정보 처리에서 데이터센터를 거치지 않고 휴대전화 기지국을 활용하는 기술 개발을 위해 협력을 가속할 계획이라고 NHK는 전했다.
황 CEO는 이날 "AI 혁신은 디지털에서 피지컬로 확산할 것"이라며 로봇과 AI를 조합한 기술 혁신의 진전도 전망했다.
그는 "앞으로 5년간은 인간형 로봇 진화가 큰 진척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본 애니메이션 아톰, 건담 등을 언급하면서 "로보틱스 영역에서 일본보다 우수한 나라는 없다"며 가와사키중공업 등 일본 기업과 협업하고 있다는 내용도 설명했다.
그러면서 "AI에서는 거대기업이 아직 없고 지금은 리셋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라며 "로보틱스와 제조업에 강점을 가진 일본은 AI 나라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