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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공화당, '민주당 편향' 연준 손보기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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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공화당, '민주당 편향' 연준 손보기 나선다

연준 고위 인사 바이든 정부 진출, 정치자금 기부액 92% 민주당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공화당은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민주당 편향'이라며 손보기에 나설 계획이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공화당은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민주당 편향'이라며 손보기에 나설 계획이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과 상·하원의 다수당을 차지한 공화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민주당 편향’이라며 손보기에 나설 것이라고 미 언론 매체 액시오스가 1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 매체는 “연준은 정치적 독립이 보장돼 있으나 보수파는 이 조직이 민주당 인사들로 채워져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의 지도부 인사들은 향후 몇 개월 동안 의회 청문회 등에서 공화당 의원들이 제기하는 당파적인 편향성 문제에 관한 적대적인 질문 공세에 직면할 것이고, 트럼프 당선인이 지명한 인사들은 연준에 대한 이런 인식을 바꾸려 할 것이라고 액시오스가 강조했다.
정치자금을 추적 조사하는 오픈 시크릿에 따르면 이번 2024년 선거 사이클에서 연준 관계자들이 낸 정치자금은 60만 달러(약 8억3600만원)가량이고, 이 중 92%가 민주당 인사들에게 제공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지난 2000년 대선 사이클에서는 연준 관계자들의 정치자금 기부액이 3만2000달러에 그쳤고, 민주당과 공화당 정치인들에게 비슷한 규모로 전달됐었다.

맨해튼 연구소도 미국의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 이사회의 이사 중에 민주당 지지자가 최근 몇 년 사이에 증가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연은 이사는 연은 총재 선출 권한을 행사한다.
공화당 측은 연준의 이코노미스트들이 최근 몇 년 사이에 민주당의 주요 정책 이슈인 기후변화, 불평등, 인종 정의 등에 관한 연구를 쏟아내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연준 관계자들이 미국 일반 국민의 중간치에 비해 더 좌파 성향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맨해튼 연구소가 주장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공화당원으로 민주당 출신의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의 지명으로 연준 이사가 됐다. 그는 또 7년 전에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지명을 받아 의장에 취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그를 재지명했고, 당시에 상원에서는 공화당 의원 36명을 포함해 80명의 의원이 찬성표를 던져 80%의 지지율로 인준을 받았다. 액시오스는 최근 연준에 정치적 성향이 아니라 경제 지표에 근거해 통화정책 결정을 내리는 관행이 뿌리를 내린 것을 알 수 있다고 짚었다.

그렇지만 바이든 정부에서 연준 고위 인사들이 핵심 요직으로 진출한 것은 사실이다. 연준 의장을 지낸 재닛 옐런은 재무부 장관에, 연준 부의장 출신의 레이얼 브레이너드는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을 맡고 있다. 옐런 재무장관은 연준 최초의 여성 의장으로 트럼프 1기 정부에서 연임에 실패한 뒤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면서 재무부 수장으로 발탁됐다. 브레이너드 위원장은 연준 내 실세로 통했고, 현재 백악관에서 경제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트럼프 1기 정부 당시인 2019년 8월에는 연준의 3인자로 꼽히는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중앙은행 커뮤니티 기고를 통해 연준이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주도하는 무역전쟁에 협조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유세 과정에 대통령이 연준 업무에 대해 발언할 권리가 있다며 연준의 독립성을 위협했다. 그는 “내가 많은 사례에서 연준 인사들이나 의장보다 더 나은 직감이 있다”고 주장했다.

파월 의장은 최근 트럼프 당선인으로부터 사임 압력을 받으면 물러날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했다. 파월 의장은 대통령이 연준 의장을 해임할 권한이 없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만약에 트럼프 당선인이 사임 요구를 하면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