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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 “AI가 환자 진단하는 시대 올 것”…개인 의료기록 공유 독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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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 “AI가 환자 진단하는 시대 올 것”…개인 의료기록 공유 독려 논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18일(현지시각) X에 올린 글. 사진=X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18일(현지시각) X에 올린 글. 사진=X

“인공지능(AI)이 의사 대신에 환자를 진단할 날이 머지 않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같은 취지로 최근 내놓은 예측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예측하는 것을 넘어 이같은 상황이 도래할 것에 대비해 개인의 의료정보를 공유하는 방안을 머스크가 실제로 추진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 머스크 “AI, 머잖아 의사와 변호사 능력 따라잡을 것”

18일(이하 현지시각) 벤징가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이날 X에 올린 글에서 AI의 능력이 전문직인 의사와 변호사의 수준으로 머잖아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머스크는 “AI가 머잖아 의사와 변호사를 큰 차이로 따라잡을 것”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인간은 AI를 위한 일종의 생물학적 안전장치 역할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AI가 의사나 변호사가 지닌 전문 기술을 능가할 정도의 수준으로 발전하면 사람은 AI에게 전문적인 업무를 맡기는 대신에 AI가 잘못된 방향으로 쓰이지 않도록, 학습된 것 외의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감독하고 가이드 역할을 하는 전혀 새로운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벤징가는 “머스크의 이같은 주장은 오픈AI가 지난해 선보인 생성형 AI ‘GPT-4‘가 미국 의사면허시험(USMLE)을 푼 결과 높은 점수로 합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의료 전문가들 우려 목소리


그러나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머스크의 앞선 예측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NYT가 최근 취재한 결과 머스크가 소유한 소셜미디어 X가 X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최근 몇 주에 걸쳐 X레이 사진, 자기공명영상(MRI) 자료, 컴퓨터 단층촬영(CT) 사진 등 개인적인 의료정보를 수집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같은 일은 머스크가 지난달 29일 X에 올린 글을 통해 “개인 의료정보를 그록에 제공하면 그록이 분석 작업을 벌일 수 있다”며 개인의 의료기록을 공유할 것을 제안하면서 벌어졌다. 그록은 머스크가 창업한 AI 스타트업 xAI가 개발한 생성형 AI 모델이다.

머스크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그록의 AI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개인 정보 공유를 독려하기도 했다. 그록에 입력되는 개인 의료정보가 늘어날수록 그록의 진단 능력도 그에 비례해 향상될 수 있다는 주장인 셈이다.

NYT는 “머스크는 그록을 통한 진단이 많은 사람들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는 것보다 시간 측면에서나 정확성 측면에서 나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벌써부터 그록의 분석 결과에서 오류가 발견되기 시작해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쇄골이 골절된 환자가 제공한 X레이 사진을 그록이 잘못 판독해 어깨 탈구인 것으로 진단하는 등 잘못된 분석 결과를 내놨다는 X 사용자들의 경험담이 X에 올라오고 있기 때문이다.

NYT는 의료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생명의료정보 전문가인 브래들리 말린 미국 밴더빌트대 교수는 NYT와 인터뷰에서 “그록이 수집하고 있는 정보는 지극히 개인적인 정보인데 그록이 이런 정보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전혀 알 길이 없어 우려가 된다”고 밝혔다.

의료 전문 AI 전문가인 수치 사리아 미국 존스홉킨스대 교수도 “AI에 의료정보를 제공해 진단을 맡겨 잘못된 진단이 나올 경우 환자는 불필요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