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는 등 가상자산 시장 변동성이 심화함에 따라 금융당국이 이상거래 감시 시스템을 더욱 촘촘하고 정교하게 개선한다는 것이다. 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이후 거래소들의 이상거래 감시 운영 실태와 최근 가상자산시장 상황을 고려해 시스템을 전면 고도화한다는 취지이다.
금감원은 현황 점검 이후 거래소들에 기존의 계량적인 기준 외에도 복합적인 요인을 검토해 적출 기준을 더욱 정교화하고 이를 내규에 반영하라고 지도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거래소 시스템뿐만 아니라 금감원 자체 이상거래 적출 시스템 역시 개편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와 함께 거래소들에 소비자 피해 예방 조치도 강화하도록 지도할 예정이다. 현재 가상자산시장 조사업무규정에 따르면 거래소는 이상거래가 발생할 경우 이용자에 거래유의를 안내하고, 해당 이용자 또는 가상자산에 대해 거래를 중지해야 한다.
가상자산 시장은 미 대선 이후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상태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이 대표적인 '트럼프 수혜 자산'으로 지목되면서 투자자들의 돈을 빨아들이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는 중이다.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서 1비트코인 가격은 10만달러 돌파를 목전에 뒀다. 한때 9만9850달러까지 치솟았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에서도 지난 22일 1억3천877만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번 상승장에서 비트코인이 12만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코인 매수세도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분위기다.
코인마켓캡이 추산하는 '가상자산 공포 및 탐욕 지수'는 전날 기준 87로, 열흘 넘게 '극도의 탐욕'(80 이상) 구간에 머물렀다. 그만큼 시장이 과열돼 있다는 의미이다. 가상자산 시장으로 시중 자금이 집중되다 보니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 사이 순환매가 나타나기도 한다. 리플, 도지코인, 스텔라루멘 등의 거래 규모가 대장주 비트코인을 훌쩍 뛰어넘었다. 거래 규모가 미미한 '동전주'가 이유 없이 급등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이달 초 기존의 자체 시장감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 시장동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모니터링 기능을 추가했다. 빗썸도 불공정거래를 사전 차단하고 자금 세탁을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을 강화하는 한편, 자전거래 방지 시스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24일 한 방송에 출연해 “가상자산 가격이 단기간에 굉장히 급등하고 있고, 시장 자체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불공정거래가 있는 것 아니냐에 중점을 두고 면밀히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가상자산은 실질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뭔가에 대한 의문들이 있기 때문에 가상자산 쪽에 거래량이 더 많은 데 대해서는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며 “지금은 가상자산시장을 기존 금융시스템과 어떻게 연관시킬 것이냐, 그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를 어떻게 할 것이냐가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현황 점검 이후 거래소들에 기존의 계량적인 기준 외에도 복합적인 요인을 검토해 적출 기준을 더욱 정교화하고 이를 내규에 반영하라고 지도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거래소 시스템 뿐만 아니라 금감원 자체 이상거래 적출 시스템도 개편하고 있다.
최근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하루 24시간 거래 규모는 25조 원을 넘긴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이달 22일 유가증권시장(8조 172억 원)과 코스닥시장(7조 9967억 원)을 합한 것보다 10조 원 가까이 많은 천문학적인 액수다.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10만달러에 근접하며 '가상자산 투자 열풍'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원화 거래소의 감시체계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국은 최근 가상자산시장 변동성이 심화하면서 현재 시스템이 걸러내지 못하는 이상거래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가상자산 유통량이 늘어남에 따라 주문량이 많아져도 호가에 관여하는 비율이 낮아지면서 현재 이상거래 기준에는 잡히지 않지만, 이상거래가 의심되는 경우 등이 발생할 수 있다.최근 가상자산 열풍에 국내 원화거래소의 24시간 거래대금이 30조원을 넘어서면서 이같은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의 하루 거래대금 20조원보다 10조원 가까이 많은 돈이 오가고 있지만, 이상거래 감시 시스템이 시장 확대에 발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과정에 친(親)가상화폐 정책을 자주 약속한 가운데 실제 트럼프 2기 내각 인선에서 가상화폐에 우호적인 인물들을 전면에 대거 포진시켰다. "미국을 가상화폐 수도로 만들겠다",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보유하겠다"고 밝혔던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집권 2기 출범과 함께 본격 추진되는 게 아니냐는 기대를 낳고 있다. 트럼프 집권 2기 주요 인선 가운데 대표적인 '친가상화폐 인사'로는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수장으로 지명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지명자가 꼽힌다.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의 사상 첫 10만 달러선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친가상화폐 정책 약속에 힘입어 미 대선일이던 지난 5일부터 비트코인은 약 45% 급등했다.
뉴욕증시는 변동성 컸던 한 주의 끝을 동반 상승세로 마감했다. 기술주 약세 우려가 제기됐으나 경제 개선에 대한 높은 기대감이 시장을 끌어올렸다. 지난주말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426.16포인트(0.97%) 오른 44,296.51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0.63포인트(0.35%) 상승한 5,969.3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31.23포인트(0.16%) 높은 19,003.65를 각각 기록했다. '인공지능(AI) 선두주자' 엔비디아가 3분기 실적 발표 후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면서 나스닥과 S&P500 상승폭을 제한했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3.22% 하락했다.
아마존은 오픈AI 최대 경쟁업체 앤트로픽에 대한 40억 달러 추가 투자 계획을 공개했으나 주가는 외려 0.64% 밀렸다.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1.00%)·애플(0.59%)·테슬라(3.80%) 3개 종목만 오르고 엔비디아·아마존·구글 모기업 알파벳(1.71%)·페이스북 모기업 메타(0.70%)는 내렸다. AI 수혜주로 승승장구하다 회계 부정 의혹에 휘말려 상장 폐지 위기까지 갔던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금주 초, 새로운 회계감사 기관을 선정·발표하고 실적 보고 계획안을 당국에 제출한 후 주가가 상승 전환했다. 전날 15.12% 오른데 이어 이날 11.62% 더 오르면서 최근 5거래일 상승률 65.42%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최다 보유 기업'으로 알려진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전날 헤지펀드 시트론의 공매도 포지션 공개 후 주가가 16.16% 급락했으나 이날 6.19% 반등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