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곧 실적발표를 하는 가운데 뉴욕증시에서는 연준 FOMC의 금리인하 속도조절여부가 이슈이다.
트럼프의 대선 승리 이후 중대한 정치적 변화가 진행되면서 연준이 금리 인하를 주저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앞서 지난주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앞으로 금리인하 속도와 범위에 신중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제 성장이 지속적이고 고용시장은 견고하며 인플레이션이 목표 2%를 여전히 상회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감세, 관세 인상, 이민 단속을 추진하면서 내년에 추가 인플레이션 압력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연준이 이를 조정하려고 노력할 수 있다.
파월이 공개 발언에서 금리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밝히면서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지난 9월 '빅 컷(50bp 금리인하)'으로 기조전환을 시작했으나 불과 두 달 만에 속도 조절을 시사하면서 연준에 대한 신뢰도 약해졌고 주가 방향성도 흔들리고 있다. 거대 기술기업 7곳(M7) 중 애플과 알파벳,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모두 올랐다. 테슬라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자율주행차량에 대한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6% 가까이 뛰었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주력 인공지능(AI) 반도체 '블랙웰'이 발열 문제를 겪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약해졌다. 장 중 3% 넘게 하락하다 1%대로 낙폭은 줄였지만 당초 2분기 출시가 예정됐던 블랙웰의 출시가 올해도 불투명해지면서 불확실성이 커졌다. 회계 부정 의혹에 휘말려 상장 폐지 위기에까지 몰렸던 서버 제조업체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SMCI)는 연례 보고서 제출 마감 시한인 이날, 증권 당국에 관련 서류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주가가 뛰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에너지부 장관에 화석 연료 옹호자인 크리스 라이트 리버티 에너지 설립자가 지명된 후 리버티 에너지 주가는 5% 가까이 올랐다. 라이트가 이사회에 속해있는 소형 모듈원전(SMR) 스타트업 오클로 주가는 14%나 뛰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12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이날 마감 무렵 41% 부근을 형성했다. 25bp 인하 확률은 59% 수준이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56포인트(3.47%) 내린 15.58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주주인 '트럼프 미디어'가 가상자산 거래소 '백트'(Bakkt)를 인수한다는 소식에 18일(현지시간) 양사 주가가 급등했다. 뉴욕증시에서 트럼프 미디어 주가는 전장보다 16.7% 급등한 32.78달러에 마감했다. 트럼프 미디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설립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 소셜의 모회사다. 트럼프 당선인이 이 회사 지분 약 57%를 보유하고 있다. 트럼프 미디어가 백트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한 게 주가를 밀어 올렸다. 백트는 인수 타진 소식에 주가가 무려 162.5% 폭등했다.가상화폐 대통령'을 자임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가상화폐 관련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나왔다. 대표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은 대선 직전 7만 달러선을 밑돌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이후 상승세를 보이며 9만 달러선 위로 올라선 상태다.
◇ 뉴욕증시 주요 일정 및 연설
11월 20일 = 리사 쿡 연준 이사 연설, 미셸 보먼 연준 이사 연설, 엔비디아, 타겟, TJX, 팔로 알토 네트웍스 실적
11월 21일 = 주간 신규실업 보험 청구자 수,ㅍ 기존주택판매, 콘퍼런스보드(CB) 경기선행지수, 캔자스시티 연은 제조업활동지수,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지수, 베스 해먹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행사 개회사, 제프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연설, 마이클 바 연준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 연설, 인튜이트, 로스 스토어스, 디어 실적 발표
11월 22일= S&P글로벌 제조업, 서비스업 PMI,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확정치, 미셸 보먼 연준 이사 연설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혼조로 마감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에 장거리 미사일을 쏘고 러시아가 핵 사용 규칙 개정으로 대응하면서 긴장이 고조됐지만 일단 확전은 자제하는 흐름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0.66포인트(0.28%) 내린 43,268.94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3.36포인트(0.40%) 상승한 5,916.98, 나스닥종합지수는 195.66포인트(1.04%) 뛴 18,987.47에 장을 마쳤다. 뉴욕증시 개장 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처음으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확전 공포가 시장을 지배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우크라이나군이 접경지 브랸스크주에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을 6발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에이태큼스는 미국이 제공한 장거리 전술 탄도미사일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단독으로 장거리 미사일을 운영할 능력이 없는 만큼 장거리 미사일은 서방의 참전이라고 경고해왔다. 우크라이나가 장거리 미사일로 본토를 공격함에 따라 러시아는 서방의 직접 개입이라고 보고 핵 교리 개정으로 대응했다.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은 비핵보유국이 공격하면 어떠한 공격도 공동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러시아와 동맹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중대한 위협'을 주는 재래식 무기 공격에도 핵무기로 대응할 수 있다고 못 박았다. 우크라이나에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회계 부정 의혹에 휘말려 상장 폐지 위기까지 몰렸던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는 주가가 31% 폭등했다. 연례 보고서 제출 마감 시한인 전날 장 마감 후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관련 서류를 제출하고 독립적 감사 법인을 새롭게 선임한 데 따른 것이다. 월마트는 10분기 연속 매출과 주당순이익(EPS)이 시장 예상을 상회하면서 주가가 3% 뛰었다. 월마트 실적은 미국 소비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간주된다. 비트코인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한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 5만 개 이상 추가 매수 사실을 공개한 후 주가가 11% 이상 올랐다. 이틀째 급등세다.
제프리 슈미드 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공개 발언에서 정책금리를 어디까지 내려야 할지 아직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통화정책의 제약을 완화하기 시작할 시점이지만, 금리가 얼마나 더 낮아질지 또는 금리가 궁극적으로 어디에 정착할지는 여전히 두고 봐야 한다"며 고 말했다.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12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이날 마감 무렵 41% 부근을 형성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77포인트(4.94%) 오른 16.35를 기록했다.
코스피가 20일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주시하며 강보합 마감했다.코스피는 전장보다 10.34포인트(0.42%) 오른 2,482.29에 거래를 마쳤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대감에 SK하이닉스는 장중 상승세를 보였지만 삼성전자 하락, 외국인 현물순매도 지속 등에 코스피 방향성은 부재했다"며 "테마·업종별 순환매 장세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LG에너지솔루션[373220](1.78%), POSCO홀딩스[005490](1.37%),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2.07%), 현대차[005380](1.39%), 기아[000270](2.94%) 등이 올랐다. 기업 밸류업 펀드 투자 개시와 내달 밸류업지수 종목 특별 변경 등을 앞두고 KB금융[105560](4.37%), 신한지주[055550](3.72%) 등 금융주도 상승했다.SK하이닉스[000660]는 장 초반 상승세를 보였으나 장 후반 오름폭을 줄여 전장과 동일한 가격에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1.78%)는 이틀 연속 내렸다. 셀트리온[068270](-0.70%),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0.26%), 카카오[035720](-2.07%) 등도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21포인트(0.47%) 내린 682.91에 장을 마쳤다. 알테오젠[196170](-6.78%), 리가켐바이오[141080](-4.42%), 엔켐[348370](-0.92%),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0.64%) 등이 내렸다.에코프로비엠(1.41%), 에코프로[086520](1.89%), HLB[028300](1.85%), 휴젤[145020](3.11%) 등은 올랐다. 뉴욕증시는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제공한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를 러시아에 발사하는 등 우크라이나 위기 고조에도 엔비디아가 깜짝 실적을 발표할 것이란 기대로 다우가 소폭(0.28%) 하락한 것을 제외하고 나스닥이 1% 이상 상승하는 등 일제히 랠리했다.
미국의 IT 전문매체 ‘더 인포메이션’이 블랙웰이 서버를 과열시키는 문제가 있다고 보도했다.엔비디아는 지난 3월 블랙웰을 처음 공개했으며, 이 칩을 올해 2분기에 출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후 블랙웰 생산 과정에서 설계상 결함이 발견돼 출시 시기가 당초 예정보다 최소 3개월 늦춰졌다. 엔비디아는 지난 8월 실적 발표에서 블랙웰을 4분기부터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이번에는 서버가 과열되는 문제가 또 발생한 것.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 센터 구축을 위한 천문학적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어 관련 투자를 줄이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각 빅테크 기업으로부터 직접 주문을 받는 황 CEO가 가장 잘 아는 부문일 터이다. 그가 시장의 이런 우려를 깨끗이 해소해 줄 것인지도 이번 실적 발표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