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는 이날 3분기 실적 보고회에서 “우리가 늘어나는 관세로 인해 우리 고객들의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우려한다”면서 “이 고객들이 아직도 인플레이션의 여파를 여전히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월마트의 존 데이비드 레이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발표 후 CNBC와 한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인상 공약이 실행되면 일부 품목의 가격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월마트는 이날 공개한 3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매출이 109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다고 밝혔다. 주당순이익도 58센트로 전문가 전망치(53센트)를 웃돌았다. 월마트는 올해 순매출 증가율 전망치도 종전의 3.75∼4.75%에서 4.8∼5.1%로 상향 조정했다.
S&P500 지수 편입 200여 개 기업들이 지난 9월 이후 투자자 콘퍼런스나 실적 보고회 등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정책이 미칠 파장에 관해 언급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산 수입품에 6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0.7%포인트가량 올라갈 것으로 분석했다. 또 모든 수입품에 10%의 보편 관세를 매기면 인플레이션이 0.3%포인트 올라갈 것이라고 이 기관이 밝혔다.
로이터는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정책이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와 미국의 빅테크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특히 대만의 반도체 산업에 대해 여러 차례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TSMC를 겨냥해 “대만은 우리의 칩 사업을 훔쳤다”면서 “그들은 우리가 자신들을 보호해 주기를 원하지만, 보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또 그는 선거운동 기간 대만이 미국에 ‘보호비(Protection fees)’를 내야 한다며 대만에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10%까지 늘리라고 요구했다.
로이터는 “트럼프 당선인이 TSMC를 겨냥해 보복하면 이 기업에 공급망을 의존하는 미국의 애플, 엔비디아, 퀄컴 등 빅테크가 영향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정책으로 중국이 주로 수출하는 의류, 장난감, 가구, 전자 제품, 신발, 여행용품 등의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전국소매연맹(NRF)이 밝혔다. 월마트는 NRF 의장을 맡고 있다.
패트릭 핼리난 스탠리 블랙&데커 CFO는 로이터에 “현재 관세정책으로 연간 1억 달러의 비용이 발생하고 있고,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가 적용되면 이 비용이 2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