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이들은 높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로 어려움을 겪기는 하겠지만 이민자가 줄어들면서 주택 구입 경쟁이 느슨해지는 효과를 누릴 전망이다.
모기지 금리 오른다
미 모기지 금리는 당초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연준이 2022년 3월 시작으로 지난해 7월까지 11 차례에 걸쳐 기준 금리를 모두 5.25%포인트 인상했지만 올해 금리 인하를 시작하면서 모기지 금리도 빠질 것으로 예상됐다.
연준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0.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했고 지난 7일 FOMC에서는 금리를 0.25%포인트 더 내렸다. 올해 마지막 FOMC인 12월 회의에서도 0.25%포인트 추가 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여전히 높다.
그러나 모기지 금리는 꺾이지 않고 있다.
올해 중반 들어 하락하나 싶었지만 트럼프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기 시작하자 모기지 금리를 좌우하는 국채 수익률이 뛰면서 모기지 금리 하락세에 제동이 걸렸다.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미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지난 한 달 꾸준히 올라 지난주에는 7월초 기록한 고점 6.9%에 육박했다.
특히 내년에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 관세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감세가 부를 막대한 재정적자가 촉발할 국채 수익률 상승세 등으로 인해 모기지 금리가 상승 흐름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금리 인하를 멈추고, 인상으로 방향을 틀 수도 있고, 미 국채 발행 증가 전망 속에 국채 수익률은 계속 오를 전망이다. 모기지 금리는 오를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모기지 금리 오름세 속에 주택 수요도 뒷걸음질 치고 있다.
MBA에 따르면 주택 단기 수요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인 신규 모기지 신청은 현재 팬데믹 이전인 2019년 11월의 약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주택 가격 꺾이나
주택 가격은 아직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여전히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미 주택 가격 평균은 42만5000달러 수준으로 2019년 11월에 비해 30% 넘게 뛰었다.
트럼프 당선자는 주택 수급 문제를 해결해 주택 가격을 낮추겠다고 약속했지만 전망은 불확실하다.
그는 지난 9월 뉴욕 경제클럽 연설을 통해 공급 확대 방안을 제시했다.
트럼프는 주택 건축 비용을 높이는 규제들을 철폐해 주택 신축 비용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그가 주택 수요 경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하고 그 해결 방안으로 제시한 불법 이민자 추방은 양날의 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하고, 선거자금 모금에도 앞장선 억만장자 투자자인 피터 틸은 최근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고, 이민 기준을 강화해 이민 유입을 줄이는 트럼프 정책이 미 주택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틸 역시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태어난 이민 1세대이지만 트럼프의 이민규제가 미 주택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옹호하고 나섰다.
그렇지만 트럼프의 이민 규제는 역으로 주택 가격을 끌어올리는 부작용도 태생적으로 안고 있다.
미 주택 공사 현장의 핵심 인력이 불법 이민자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모두 추방되고 나면 건축업계의 임금이 급격이 올라 트럼프의 반값 주택 공약은 물 건너 간다.
이미 지난달 전년동월비 6.9% 감소한 미 주택 건축이 불법 이민자 대거 추방 속에 건축업계가 인력난을 겪으면서 더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LPL파이낸셜 수석 이코노미스트 제프리 로치는 “주택 건축은 계속 하강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면서 “고금리와 고용 둔화 부담이 주택 시장을 둔화로 몰고 갈 것”이라고 비관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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