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한동안 트럼프 트레이드로 달아 오른 데다 트럼프 당선 이후 물가 상승 둔화속도가 느려지고 있는 마당에 SEC 겐슬러 사퇴로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가상화폐 까지 급등하면서 연준 FOMC가 금리인하 속도를 전면 재조정 해야한다는 주장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노무라 증권은 대형 금융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12월 FOMC에서의 금리인하 중단 및 금리 동결을 공식 전망했다. 연준 내 가장 강한 매파로 평가받는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추가 금리인하에 신중해야 한다며 현재 기준금리가 생각보다 중립금리에 가까울 수 있다고 말했다. 보먼은 지난 9월 연준이 50bp 금리인하에 나설 때 유일하게 25bp 인하를 주장했던 인사다.
◇ 뉴욕증시 주요 일정 및 연설
11월 22일= S&P글로벌 제조업, 서비스업 PMI,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확정치, 미셸 보먼 연준 이사 연설
트럼프의 대선 승리 이후 중대한 정치적 변화가 진행되면서 연준이 금리 인하를 주저할 가능성이 탐지되고 있다. 지난주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앞으로 금리인하 속도와 범위에 신중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제 성장이 지속적이고 고용시장은 견고하며 인플레이션이 목표 2%를 여전히 상회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감세, 관세 인상, 이민 단속을 추진하면서 내년에 추가 인플레이션 압력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연준이 이를 조정하려고 노력할 수 있다.
파월이 공개 발언에서 금리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밝히면서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지난 9월 '빅 컷(50bp 금리인하)'으로 기조전환을 시작했으나 불과 두 달 만에 속도 조절을 시사하면서 연준에 대한 신뢰도 약해졌고 주가 방향성도 흔들리고 있다. 거대 기술기업 7곳(M7) 중 애플과 알파벳,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모두 올랐다. 테슬라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자율주행차량에 대한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6% 가까이 뛰었다.
비트코인 가격은 "친(親)비트코인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이날에는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이 백악관에 가상화폐 정책을 전담하는 자리를 신설할지에 대해 가상화폐 업계와 논의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백악관에 가상화폐 전담직이 생길 경우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가상화폐 업계가 행사하게 될 영향력을 보여주게 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 뉴욕증시는 '인공지능(AI) 선두주자' 엔비디아 실적에 대한 긴장을 풀고 노동시장과 주택시장 개선세에 주목하며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암호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처음 개당 9만8천 달러를 돌파한 것도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461.88포인트(1.06%) 오른 43,870.35에 거래를 마쳤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1.60포인트(0.53%) 상승한 5,948.7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6.28포인트(0.03%) 높은 18,972.42를 각각 기록했다.
3대 지수가 동반 상승세로 마감한 것은 지난 12일 이후 일주일여 만에 처음이다. 중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지수도 1.65% 뛰었다.나스닥지수는 전날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하락 마감한 지 하루만에 반등에 성공했으나 강보합 수준에 그쳤다.
엔비디아 3분기(8월~10월) 매출은 전분기 대비 17%, 전년동기 대비 94% 증가한 350억8천200만달러로 시장 예상(331억6천만 달러)을 상회했다. 조정 후 주당순이익(EPS)도 전분기 대비 19%, 전년동기 대비 103% 증가한 0.81달러롤 기록하며 시장 예상(0.75달러)을 웃돌았다.그러나 매출 성장률이 전분기 보다 둔화해 실망을 안겼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은 미국 법무부가 인터넷 브라우저 크롬 강제 매각을 요구한 여파로 주가가 4.74%나 뒷걸음쳤다. 아마존 하락률은 2.22%, 여타 종목들은 1% 미만이었다.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 솔루션 기업 스노우플레이크는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돈 3분기 호실적에 힘입어 주가가 32.71% 급등했다.팔로알토 네트웍스는 양호한 분기 실적과 전망을 내놓고 2대1 주식 분할 계획을 공개했으나 주가는 1.22% 오르는 데 그쳤다.
뉴욕증시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Group)의 페드워치(FedWatch) 툴에 따르면 연준이 오는 12월 기준금리를 25bp(1bp=0.01%) 추가 인하할 확률은 56.2%, 현 수준(4.50~4.75%)에서 동결할 확률은 43.8%로 반영됐다.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집계하는 변동성지수(VIX)는 전장 대비 0.29포인트(1.69%) 낮은 16.87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가 22일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에 힘입어 2,500선 위에서 거래를 마쳤다.코스피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20.61포인트(0.83%) 오른 2,501.24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1천170억원을, 기관이 3천227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5천348억원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외국인이 코스피를 순매수세를 보인 것은 지난 7일(1천75억원) 이후 11거래일만이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에서도 3천620억원을 순매수했다. SK하이닉스[000660]는 이날 7천900원(4.68%) 오른 17만6천700원에 거래를 마치며 하루 만에 다시 17만원대로 복귀했다.
실적 발표 후 시간 외에서 약세를 보였던 엔비디아 주가가 반등에 성공하자 반도체 업종 투자 심리가 개선되면서 한미반도체[042700](3.35%)도 올랐다. 유럽 이차전지업체인 노스볼트의 파산신청 소식에 LG에너지솔루션[373220](1.12%), 삼성SDI[006400](1.70%), LG화학[051910](1.19%), 포스코퓨처엠[003670](1.88%) 등 이차전지주도 올랐다.두산[000150]그룹의 사업구조 개편안이 넉 달 만에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으면서 두산에너빌리티[034020](5.74%), 두산(2.75%), 두산로보틱스[454910](0.87%), 두산밥캣[241560](0.41%) 등이 올랐다.SKC[011790](8.28%)는 미국 상무부로부터 1억 달러 상당의 반도체 보조금 수령한다는 소식에 급등했다.코스피 시총 상위 종목 가운데서는 삼성전자(-0.71%)와 셀트리온[068270](-0.12%), POSCO홀딩스[005490](-0.16%), 고려아연[010130](-1.15%) 정도만 약세를 보였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3.66포인트(0.54%) 내린 677.01로 마감했다.바이오 업체 알테오젠[196170](-15.73%)은 이날은 1%대 약세로 시작해 장 후반 낙폭을 크게 확대하며 또다시 큰 변동성을 보였다.알테오젠은 특허 소송 우려와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 보도 등 악재가 출몰하면서 최근 투자심리가 취약해진 상태다.펩트론[087010](-25.00%)은 계약 관련 우려가 시장에 확산하면서 장 한때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급락했다. 회사 측은 공지를 통해 우려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으나 주가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제약·바이오주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리가켐바이오[141080](-1.55%), 휴젤[145020](-2.34%), 삼천당제약[000250](-3.09%), 에스티팜[237690](-2.92%) 등 대다수 제약주가 내렸다.에코프로비엠[247540](2.34%), 에코프로[086520](1.49%),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2.43%), 리노공업[058470](2.08%), 에스엠[041510](2.69%) 등은 강세를 보였다.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사상 처음 '10만 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비트코인은 9만9천달러를 돌파했다.2017년 11월 사상 처음 1만 달러를 돌파하며 상승 곡선을 그려온 이후 7년 만에 자릿수를 늘리며 '10만 달러 시대'에 돌입할 태세다. 지난 4월 비트코인 공급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전후로 기대됐던 급등은 일어나지 않았고, 이후 이렇다 할 모멘텀이 없었다. 비트코인 10만 달러에 불을 댕긴 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