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가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21일(현지시각) 뉴욕 시장 초반 사상 처음으로 150달러를 돌파했으나 이내 140달러 근방까지 하락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엔비디아는 전일 정규 거래 마감 후 압도적인 AI 기반 반도체 수요에 힘입어 3분기(8~10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4% 급증한 351억 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회사의 4분기 매출 전망이 시장 일각의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박한’ 평가 속에 엔비디아 주가는 전일 마감 후 시간 외 거래에서 한때 4% 넘게 급락했다.
회사는 내년 1월 끝나는 회계연도 4분기 매출이 월가 전망치인 371억 달러를 소폭 웃도는 37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제시했지만, 2년 만에 가장 더딘 성장세라는 점이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전일 콘퍼런스 콜에서 투자자들에게 "블랙웰 생산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공급 제약에도 불구하고 이번 분기에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블랙웰을 인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반도체 생산 및 엔지니어링 비용이 회사의 수익 마진에 부담을 줄 것이란 관측과 함께 이번 분기 엔비디아의 매출 예측치가 월가의 일부 낙관적인 전망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왔다.
주가는 이에 이날도 개장 전 거래에서 하락세를 면치 못했지만, 월가 주요 은행들의 연이은 목표주가 상향조정소식 등에 장 초반 한때 152.89달러까지 급등했다. 엔비디아 주가가 150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가는 이후 차익실현으로 140.70달러까지 가파르게 떨어진 뒤 재상승하며 0.53% 오른 146.6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앨빈 응우옌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가이던스(실적 전망치)는 성장률이 낮아진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엔비디아가 보수적으로 판단한 것일 수 있다”면서 단기적으로는 AI 수요에 대한 우려가 없으며 엔비디아는 자신들이 해야 할 모든 것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가 주요 은행들도 엔비디아 목표 주가를 일제히 올리며 긍정적 평가에 나섰다.
골드만삭스의 토시야 하리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목표주가를 165달러로 종전보다 15달러 상향 조정했다.
하리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 소비자 인터넷 기업, 일반기업 및 주권 국가 등 모든 고객그룹에서 AI 인프라에 대한 수요 증가와 공급 개선 및 내년 하반기 이후 총마진 정상화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투자 리서치 기업 CFRA의 안젤로 지노 애널리스트도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주당 165달러로 5달러 상향 조정했다.
그는 블랙웰 칩 생산이 가속화하면서 회계연도 1분기 말까지 신제품 라인의 매출이 기존 호퍼 칩의 매출을 추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노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여전히 역풍이지만,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엔비디아가 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즈호의 비제이 라케시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주당 10달러 상향 조정한 175달러로 상향 조정했고, 투자은행 니드햄의 라즈빈드라 길 애널리스트는 주당 160달러로 목표주가를 15달러 상향 조정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