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물가가 그동안의 하향 안정세에서 벗어나 다시 오름세로 반전할 기미를 보이면서 뉴욕증시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연준 FOMC도 고민이 커지고 있다. 물가가 예압보다 더 오르고 있는 만큰 1월 금리인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뉴욕증시 주요 일정 및 연설
-11월 25일=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전미경제활동지수(CFNAI), 11월 댈러스 연은 제조업지수
-11월 27일= 주간 신규실업보험 청구자 수 , 3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치, 개인소비지출(PCE) 및 가격지수, 내구재수주 도매재고 기업이익 잠정주택판매 시카고 연은 구매관리자지수(PMI)
-11월 28일= 추수감사절 미 금융시장 휴장
-11월 29일 =추수감사절 미국 주식 시장 조기 폐장
뉴욕증시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는 증시 초대 재료는 미국의 물가 지표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다. 연준이 중요시하는 물가 지표인 PCE 가격지수가 발표된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중앙은행의 목표치인 2%를 달성하는 마지막 관문 앞에서 고전하고 있다. 미국 금융시장은 10월 PCE 가격지수가 약간 튀어 올랐을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의 10월 PCE 가격지수 전망치는 전월 대비 0.2%, 전년 동기 대비 2.3% 상승이다.
이번 PCE물가가 끈질기게 높으면 연준은 올해 한 차례 남은 FOMC에서 금리를 인하하지 않고 동결 할 가능성이 높다. 연준 인사들이 금리 인하에 속도 조절을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언급한 만큼, 12월 금리 동결 가능성도 상당히 높아진 상태다. 이번 주에는 연준의 11월 FOMC 의사록도 공개된다. 투자자들은 연준 위원들이 회의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면밀히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GDP) 잠정치도 발표된다. 최근 미국 경제는 유럽과도 차별화하며 독보적으로 강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추수감사절이 지나면 뉴욕증시는 본격 연말 장세로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2기 행정부의 경제 사령탑인 재무장관으로 억만장자 펀드매니저인 스콧 베센트 키스퀘어 그룹 창업자를 지명했다. 베센트 지명자는 오랫동안 '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해 온 인물이다. 지난주 금융시장이 마감한 이후 지명 소식이 나온 만큼, 주초에는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재무장관 지명에 따른 시장의 움직임이 펼쳐질 수 있다.
뉴욕증시는 변동성이 큰 한 주의 끝을 지난 주말 동반 상승세로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0.097%(426.16포인트) 오른 4만4296.51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지수는 0.35%(20.63포인트) 상승한 5969.34, 나스닥지수는 0.16%(31.23포인트) 높은 1만9003.65를 각각 기록했다. 3대 지수는 2거래일 연속 동반 상승에 성공하며 주간 기준으로도 다우 1.99%, S&P500 1.62%, 나스닥 1.53% 각각 올랐다.중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지수도 1.80% 뛰었다. 주간 기준 상승률은 4.34%에 달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3.22% 하락했다.
뉴욕증시 아마존은 오픈AI 최대 경쟁업체 앤트로픽에 대한 40억 달러 추가 투자 계획을 공개했으나 주가는 외려 0.64% 밀렸다.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1.00%)·애플(0.59%)·테슬라(3.80%) 3개 종목만 오르고 엔비디아·아마존·구글 모기업 알파벳(1.71%)·페이스북 모기업 메타(0.70%)는 내렸다.
AI 수혜주로 승승장구하다 회계 부정 의혹에 휘말려 상장 폐지 위기까지 간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주 초, 새로운 회계감사 기관을 선정·발표하고 실적 보고 계획안을 당국에 제출한 후 주가가 상승 전환했다. 전날 15.12% 오른데 이어 이날 11.62% 더 오르면서 최근 5거래일 상승률 65.42%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최다 보유 기업'으로 알려진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전날 헤지펀드 시트론의 공매도 포지션 공개 후 주가가 16.16% 급락했으나 이날 6.19% 반등했다.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는 평을 듣는 의류 전문 기업 갭은 매출·순이익 모두 시장예상치를 거뜬히 넘어선 3분기 호실적과 밝은 실적 전망에 힘입어 주가가 12.84% 뛰었다.
코스피는 25일 삼성전자[005930]와 이차전지 종목의 동반 강세에 힘입어 1% 넘게 상승해 2,530대에서 마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33.10포인트(1.32%) 오른 2,534.34로 집계됐다. 장중 순매수세를 보였던 외국인은 장 막판 매도로 돌아서 768억원의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그러나 코스피200선물에서는 2천648억원을 순매수했다. 삼성전자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HBM3E 8단과 12단 모두를 납품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한 덕에 1천900원(3.39%) 오른 5만7천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고 있는 SK하이닉스[000660](0.17%)의 주가 상승은 미미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3.58%), LG화학[051910](2.85%), 삼성SDI[006400](3.16%), 포스코퓨처엠[003670](4.71%) 등 이차전지 관련 종목은 유럽 최대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스웨덴 노스볼트의 파산 신청에 따른 경쟁 완화 기대감이 유입되면서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고려아연[010130](-4.55%), 현대모비스[012330](-2.95%), 삼성화재[000810](-1.57%), 기아[000270](-0.61%) 등은 약세였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9.82포인트(2.93%) 오른 696.83으로 장을 마쳤다. 지수는 6.36포인트(0.94%) 오른 683.37로 출발해 오름폭을 점차 확대해 장중 698.51까지 오르는 등 700선 회복을 시도하는 모습이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31억원, 1천251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1천929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지난주 특허 침해 및 대주주 매도설 등 루머로 인해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탔던 알테오젠[196170]은 주가가 13.36% 급반등했다. 루머의 신빙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불안 심리가 다소 완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에코프로비엠[247540](4.80%), 에코프로[086520](4.37%), HLB[028300](3.18%), 리가켐바이오[141080](3.87%), 엔켐[348370](3.98%), 리노공업[058470](5.11%)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 대부분이 강세를 보였다. 중국 무비자 입국 기간 연장과 문화체육부 장관의 중국 문화장관 회담 소식에 참좋은여행[094850](6.17%), 모두투어[080160](1.76%) 등 여행주와 에스엠[041510](2.99%), JYP Ent.[035900] 등 엔터주도 강세였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에서 편출되는 셀트리온제약[068760](-5.58%)이 크게 내렸다. 휴젤[145020](-2.21%), 클래시스[214150](-1.34%)도 약세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스콧 베센트를 재무장관으로 지명하며 암호화폐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게이프에 따르면, 리플의 CEO 브래드 갈링하우스는 이 소식을 환영하며 XRP 커뮤니티에 희소식을 전했다. 그는 베센트가 "가장 혁신적이고 친암호화폐적인 재무장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스콧 베센트는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이자 조지 소로스와 함께 1992년 영국 파운드화를 대상으로 한 공매도로 주목받은 인물이다. 그의 지명 소식은 월가와 암호화폐 시장 모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으며, 특히 베센트의 암호화폐 채택에 대한 우호적인 태도는 투자자들의 기대를 높였다.
리플의 브래드 갈링하우스뿐 아니라 카르다노 창립자 찰스 호스킨슨, XRP 지지 변호사 존 디튼 등 암호화폐 업계 주요 인사들도 이 지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디튼은 SEC 의장 선임에 대한 기대를 더하며 "우리는 디지털 혁신 시대의 문턱에 서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성명에서 "베센트를 제79대 미 재무장관으로 지명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그는 세계 최고의 국제 투자자이자 지정학적 및 경제적 전략가 중 한 명으로 널리 존경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베센트는 오랫동안 '미국 우선주의 의제'를 강력히 지지해왔다"며 "위대한 미국의 건국 250주년을 앞두고 그는 내가 세계 최고의 경제, 혁신과 기업가 정신의 중심지, 자본의 목적지로서 미국의 입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의심의 여지 없이 미국 달러를 세계 기축 통화로 유지하면서 새로운 황금기를 여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베센트는 미국의 경쟁력을 높이고, 불공정 무역 불균형을 막고, 특히 다가오는 세계 에너지 시장 지배를 통해 성장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나의 정책을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센트는 그간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경제 고문으로 활동해왔다. 올해 대선 기간 유세에 자주 동행했다. 트럼프 당선인을 위한 모금 행사를 잇따라 주최하며 거액의 선거자금을 끌어모으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재무부는 미국 행정부 내의 최고위 경제 정책 부처다. 세금, 국가부채, 금융 규제, 제재 통제, 경제 외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막대한 권한을 행사한다.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캠페인 기간 내놓은 전 세계를 상대로 한 보편적 관세 공약을 실행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베센트는 이러한 보편적 관세가 무역 전쟁을 촉발해 결과적으로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인플레이션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월가 등 미국 경제계의 우려에도 트럼프 당선인을 굳건히 지지·옹호해왔다. 그는 올해 대선 이후 정권 인수팀 공동위원장을 맡은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의 하워드 러트닉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유력한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돼왔다.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사임을 발표한 후 비트코인 보다 리플이 훨씬 더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뉴욕증시 일각에서는 가상화폐 판도 변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있다. SEC 겐슬라 위원장은 유난히 리플에 대해 강도높은 규제를 가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뉴욕증시 현물 ETF를 승인해 주면서도 리플은 불허했다. SEC 겐슬라 위원장은 한걸음 더 나아가 리플에 대해 증권형 상품으로 규정짓고 자본시장법 위반을 이유로 법원에 제소까지 한 상태이다. 바로 이 점 때문에 리플의 갈링하우스CEO는 트럼프 에게 거액의 정치 후원금을 내면서 대통령 취임 후 SEC 겐슬러 위원장을 해임 시켜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SEC 겐슬라 위원장 시절 리플이 가장 많은 피해를 본 셈이다. SEC 겐슬라 위원장의 사임 소식에 비트코인 보다 리플이 더 폭발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한마디로 겐슬러 위원장 사임으로 리플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게리 겐슬러의 전임이었던 제이 클레이튼 위원장 재임 시절 리플은 벌금을 맞았다. SEC는 리플의 XRP 발행이 미등록 증권 공모에 해당한다며 10억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후 법적 다툼은 게리 겐슬러 위원장 시절에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리플이 벌금 부과에 항의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법원은 2023년 7월 XRP가 거래소에서 대중에게 판매될 때는 증권이 아니지만 기관 투자자에게 제공될 때는 증권으로 분류될 수 있다고 판결하면서 부분적으로 리플의 손을 들어주었다. 법원은 또 리플에 대한 벌금을 10억달러에서 1억2500만달러로 줄여주었다. 리플은 벌금을 아직 내지 않고 있다. 벌금을 더 줄여 달라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암호화폐(가상화폐)에 가장 적대적인 보수적인 겐슬러 위원장이 사임했다. 리플의 벌금이 더 주는 등 리플이 가장 많은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그 이유 때문에 비트코인이 5% 급등하는 데 리플은 무려 25% 폭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